[기자수첩]자나 깨나 정보조심

[기자수첩]자나 깨나 정보조심

배현정 기자
2009.06.07 14:02

[머니위크]

“아마 사람 피부에 개인 인식 바코드를 새긴다 해도 피부를 벗겨가 정보를 유출할 겁니다.”

개인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날로 도를 넘는 개인 정보 유출의 폐해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개탄했다.

‘해외에 나가 신용카드를 긁는 순간 정보가 빠져나간다.’ ‘주민등록증 위조는 일도 아니다.’ ‘지금 서울에서 받은 인감은 10분도 안 돼 부산에서 도용된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낯선 이들에게 내 개인정보가 발가벗겨져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여름에도 오싹함이 느껴진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점점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돼간다.

"요즘엔 경찰이라며 출두하라고 해도 곧이 믿질 않아요." 한 경찰의 하소연이다. 단순히 웃어넘길 말이 아니겠지만 이렇게 견제하는 태도가 요즘 시대엔 오히려 권장 사항이다.

그의 또 뼈 있는 한마디.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자신의 신상명세를 전달할 때도 100% 믿지 마세요. 기업이야 그렇다 쳐도 직원이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면 어찌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보의 유출에 사람들이 갈수록 둔감해져 간다는 것. 인터넷 사이트 가입 때 세세한 신상정보를 입력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던 이들마저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레 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들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1000원 할인쿠폰' 등의 미끼를 던지면 서슴없이 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개인 정보가 헐값에 팔려나가고 '돌고 도는' 현실을 주시하는 전문가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에 대한 대응법은 하나.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 항시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등에 관심을 갖고 수시로 점검하라는 얘기다. 현관문 잠그는 것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라던 표어는 이제 '자나 깨나 정보조심'으로 바뀌어야 할 만큼 피해가 확산 일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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