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퇴조 현상일까. 아니면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일까.'
정부 당국이 최근의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점점 더 딜레마에 빠져 들고 있다.
아직은 정책기조를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외부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금리인상 등과 같은 ‘출구전략’을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올들어 처음으로 4%를 넘어선 데 이어 9일에도 3년물 금리는 4.03% , 10년물은 5.30% 등 장단기 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이 같은 오름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저수준인 2.05%까지 떨어졌던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3.87%로 급등했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1.39%까지 올랐다.
미국 국채 상승을 놓고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과 경제사학자 니알 퍼거슨이 상반된 진단을 하며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을 선호하면서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퍼거슨 하버드대학 교수는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 부채로 경기회복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어떤 하나의 요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져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등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물량 발행을 늘리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승했고 여기에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최근 금리가 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의 호조세는 뚜렷하다. 6-7개월 뒤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일부 민간연구소에서는 2%까지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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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시중에 돈을 계속 풀고 있는데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앙등 요인이 존재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김재천 부총재보가 현재의 정책기조를 정상화할 필요성을 언급했고 지난달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10년여만에 최대로 늘리는 등 고심 어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채 금리 상승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기조가 달라지게 된다"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오르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섣불리 현재의 기조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딜레마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