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펀드 연초후 수익률 마이너스로
6월 금융통화위원회의 후폭풍이 채권형 펀드를 강타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경기하강 종언 발언에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며 채권펀드들이 일제히 손실을 입었다. 일부 펀드들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금통위가 열렸던 지난 한 주간(6월 8일~12일)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순자산총액 100억원 이상, 1개월 이상 운용되고 있는 55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0.70%를 기록했다. 7개를 제외한 전 펀드가 손실을 입었고 특히 듀레이션(평균 잔존만기)이 2~4년인 중기 채권 펀드는 마이너스 1.06%의 수익률로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채권형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기조에 힘입어 양호한 성과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장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섰다. 특히 6월 금통위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가 이전보다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데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면서 채권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국고채 2년물 금리가 0.60%포인트 상승하고 3년물과 5년물도 각각 0.33%포인트와 0.36%포인트 오르는 등 한 주간 채권 금리가 급등세를 연출했다.
금리 급등으로 펀드에 편입한 채권 가격이 폭락하자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펀드도 속출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피델리티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N(채권)'이 마이너스 2.17%, 'KB장기주택마련증권투자신탁 1(채권)'이 마이너스 1.28%, '삼성ABF 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채권](A)'가 마이너스 0.44%, '삼성장기주택마련증권투자신탁 1[채권]'과 '한국투자장기주택마련증권투자신탁 1(채권)'이 각각 마이너스 0.22%와 마이너스 0.16%를 기록했다.
이들의 평균 듀레이션은 2.4년에서 4.5년 사이로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5년물 등을 편입해 주로 운용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정준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연말 대비 3년물이 90bp 가까이 상승하고 5년물은 120bp넘게 올라 중기 채권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타격을 심하게 받았다"며 "특히 금통위 이후 이성태 총재가 시장의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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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채권 시장 랠리에 힘입어 채권형 펀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5% 가까이 유지해 연 4%대 초반인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상회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선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채권형 펀드의 향방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KB자산운용의 문동훈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계정에 편입한 1, 2년물을 투매한 데다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겹치면서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이라며 "현재 시중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급등세는 어느 정도 일단락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 펀드매니저는 "일부 채권물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있지만 경기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고 한은의 정책 스탠스에 대해 시장이 확신을 가지기 전까지 금리의 적정 수준을 찾기 힘들 것 같다"며 "당분간 채권형 펀드 운용 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