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청계광장
최초의 스페이스 셔틀인 엔터프라이즈호는 1977년에 발사됐다. 한번 발사하면 돌아오지 않는 로켓이 아니라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1986년에 챌린저호가 발사됐다. 그러나 발사된 지 73초 만에 폭발해 7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 과학기술자이자 여교사인 크리스타 맥컬리프가 수행하기로 한 미션인 우주에서의 원격 학교 강의도 공중 분해됐고 큰 충격과 슬픔이 세계를 덮었다.
사고는 보조추진로켓의 O링(O-ring)이라 불리는 고무패킹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서 생긴 틈새로 뜨거운 고압연료가 새어나와 생긴 불꽃이 외부연료탱크에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조추진로켓은 2분 후에 분리되므로 O링이 50초만 더 견뎌줬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발사 전 경험 많은 기술자가 O링의 문제를 몇번이나 제기했지만 고위관리자들은 이를 무시했다. 발사일정에 대한 압박과 의사결정과정의 무오류성에 대한 굳은 믿음이 관리자들의 의식을 집단적으로 지배했기 때문이다.
이후 발간된 오거스틴 보고서에서는 ‘조직문화와 작업환경이 조직성과를 직접적으로 결정짓는 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위험하고 복잡한 기술적 과제를 수행하는 거대 조직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문화적 가치를 맥커디는 ‘NASA의 조직문화’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미션의 성공 자체가 비용절감과 일정준수보다 우선시돼야 한다. 미션의 성공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역할보다 중요하다”, “문제와 이상 징후에 대한 개인의 의견은 공개적으로 소통되고 공식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실패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지배적인 분위기에서는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없다. 내재된 본질적 위험이 충분히 인식되어야 한다”
이후 1990년대에 NASA는 이러한 문화적 가치를 따르는 것으로 보였고, 1988년부터 다시 디스커버리호 발사와 함께 우주왕복선 비행이 재개됐다. 그리고 2000년에 100번째 비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3년에 컬럼비아호가 귀환 도중 폭발했고 다시 7명의 승무원이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컬럼비아호 폭발의 직접 원인은 이륙 81초 후에 떨어져 나간 외부연료탱크의 발포 단열재가 우주선의 왼쪽 날개에 구멍을 내서 대기권 재진입 때 그 구멍으로 고열이 들어와 발생한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NASA의 조직적인 문제와 관리감독 소홀로 기술적 결함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두번의 사고 모두 그 원인이 거의 같았다는 것이다. “올바른 공학적 관행보다는 과거 성공에 대한 집착”, “중요한 안전 정보에 대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조직간 장벽과 견해 차이에 대한 억압적 분위기”, “조직의 규칙에서 벗어난 비공식적 의사결정라인”이 그것이다.
흔히 조직은 집단적으로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비판적 의견이나 다른 견해를 묵살한다. 이러한 집단사고(group thinking)는 의사결정에서 치명적 오류를 일으키고 조직을 붕괴시킨다. 이를 막기 위해 일부러 비판적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세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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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견은 일견 일사불란한 업무 추진을 방해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외부의 의견과 개인의 이견을 경청하지 않는 조직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리더의 역할은 다양한 의견이 역동적으로 소통되면서도 균형을 이루는 살아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역동적 균형을 잃으면 과거의 실패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