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투자자가 멍청한 짓을 할까

왜 똑똑한 투자자가 멍청한 짓을 할까

김중근 마크로 헤지 코리아 대표
2009.08.04 09:43

[머니위크]김중근의 실전주식 A to Z

예일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스턴버그 등이 저술한 <왜 똑똑한 사람이 멍청한 짓을 할까?>라는 책이 있다. 그런데 비단 책의 제목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겉으로 매우 똑똑해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투자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온갖 경험을 쌓았고 그러기에 대단한 전문가처럼 보이는 사람인데도 엉터리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흔히 본다. 이들은 시장의 추세와 반대방향으로 거래하려는 경향을 드러낸다. 주가가 한참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태인데도 서둘러 매도한다. 그들의 눈에 시장은 이미 과열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매도한 이후에도 주가는 한참이나 상승세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정반대의 상황도 있다. 이들은 주가가 한참 하락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바닥을 의식해 서둘러 매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매수한 이후에도 주가는 한참이나 하락세를 이어가기 마련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라는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전문가이고 고수이므로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남들과 다르게 거래한다. 하지만 시장추세와 반대방향으로 거래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겉으로만 똑똑해 보이지 실속 없는 ‘헛똑똑이’인 셈이다.

또한 헛똑똑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은밀하고 복잡한 투자기법을 찾아 헤맨다. 예컨대 고수들은 이동평균선 기법이 너무나 간단하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기피한다.

그러나 복잡하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고, 현대적인 기법이라고 하여 반드시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일목균형표를 만든 일목산인은 “시장은 오르거나 내리는 두가지밖에 없는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탓에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 옳다. 바둑격언에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도 있듯 어렵고 복잡하다고 하여 결과가 좋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단순해 보이는 이동평균의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에 따라 충실히 거래하는 것이 수익률이 더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평균선을 이용하는 데는 분명히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괜히 헛똑똑이가 돼 다른 사람과 다르게 거래하려고 할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투자방식을 고수한다고 하여 성공하기란 더 어렵다.

마치 배를 타고 하류에서 상류 방향으로 강물을 거슬러 노를 저어가는 것과 같다. 강물의 흐름과 반대방향으로 노를 저어가니 힘도 훨씬 많이 들고, 배의 속도도 나지 않는다. 흐름을 따라 노를 저어가는 것이 당연히 쉽다.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라리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이 위험도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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