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운용사 사장은 지난 5월 경 코스피를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지난해 코스피 저점이900선 근방이었고 그 전해 코스피 고점이 2100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증시의 회복지점은 그 중간 수준인 1500선을 중심으로 일시적인 '오버슈팅(Over shooting)'이 일어나 1600선을 넘지 않겠냐는 것이다.
당시 코스피 1400선에서의 조정 의견이 많았던 터라 어떠한 이론적 분석 없이 직관에만 의존한 그의 견해에 반신반의했지만 시장은 실제로 1600선을 향해 질주하면서 그가 제시한 상황에 가까워져 있다.
B 운용사 사장은 최근 운용업계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문득 혼잣말처럼 "감이 좋지 않다"라는 말을 던졌다. 코스피지수가 어느덧 1600선 턱밑까지 차올라오면서 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넘어 과열로 치닫지 않을까하는 염려였다.
국내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데는 기업실적이 좋아진 탓도 있지만 유동성이나 저금리의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자칫 낙관의 불꽃이 과다하게 튕기면 거품이 일지 않을까하는 '노심초사'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단지 증시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었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등 심상치 않은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어떤 계기로든 조만간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 같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경제와 금융시장 곳곳에서 회복을 확인하는 상징성 큰 신호가 나오고 있다. 미국 7월 실업률이 9.5%로 0.1%포인트 높아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9.4%로 떨어졌다. 모기지 금융위기의 진앙지로 꼽혀온 금융사가 프레디멕과 AIG가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징성이 큰 징후들로서 회복 확인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온 증시에 휘발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 등 일반인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회복정도와 증시는 큰 괴리가 있다. 그래서 당국도 회복조짐은 알면서도 '회복'이라는 말을 꺼내기 두려워하고 있다. 회복이란 말을 꺼내면 출구전략을 언급안할 수 없고 이것이 다시 간신히 살려낸 경제에 독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당국이 말 못하는 이같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서 거품의 불씨가 커질 수 있다.
B 운용사 사장의 말도 이같은 상황을 염려한 것이 아닐까. 회복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거품이 묻지않게 연착륙할 수 있는 우아한 경제운전이 필요한 시점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