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등 중국 국영 석유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엑손모빌과 로열 더치 쉘 등 글로벌 거대 석유업체들의 실적이 경기침체로 지지부진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 중국 양대 석유기업은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두 업체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유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산업을 국가 중점 산업으로 지정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약진의 이면에는 국가의 비호와 중국 국민들의 희생이 뒤따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빛이 바래는 모습이다.
두 업체의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했던 것은 상반기 국제유가가 지난해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국 정부는 휘발유값 인상에 나서 마진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에는 중국 현지언론 조차 예외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사회주의 관영 언론들마저 나섰을까. 석유업계에 대한 국가의 뒤 봐주기가 노골적이라는 방증이다.
최근 베이징 신보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은 지난 5월 22일 원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가면 영업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소매가격을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당국은 이에 부응해 지난 6월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을 최대 11% 인상했다.
정부의 끝없는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페트로차이나는 베이징 시내의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무려 70% 가량 할인된 금액에 구입, 정부의 특혜로 부동산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쯤 되면 서민들의 공분이 표출돼 나올 만도 하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적절한 '당근'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국경절을 앞두고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가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물가 안정에 힘쓸 것을 지시했다. 지난 주 말 예정됐던 휘발유가격 인상도 잠정적으로 미뤘다.
하지만 국가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감내해야할 중국민 인내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