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0년대 일본 상황과 유사
"달러화가 엔화를 대체했다"
미 달러화가 과거 일본 엔화가 주도하던 캐리트레이드의 주 통화가 됐다는 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리 트레이드란 투자자들이 저 금리의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90년대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이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자 엔화를 빌려 미국 국채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와 엔의 금리가 역전되면서 본격적인 달러캐리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현 미국의 상황이 90년대 일본 상황과 닮아 달러캐리트레이드가 한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 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은 "달러는 새로운 엔화"라며 "달러는 정확히 2001년 엔과 같은 처지에 놓여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과 스위스프랑은 투자자금 통화로 가장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두 통화가 지난 가을 국제 시장에서 급등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엔과 스위스프랑이 달러대비 상승한 것이다.
분석가들은 달러가 투자자금 통화로서 더 매력적으로 됐다고 전했다. 일본과 스위스처럼 미국의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10월10일 4.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3개월 달러 리보(런던 우량은행간 단기자금 거래 금리)는 지난 8월5일 0.37%까지 떨어져 0.38%를 기록한 엔 리보와 역전됐다. 지난주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스위스프랑 리보와도 역전됐다.
3개월 미 달러 대출 금리는 1996~1998년과 2001~2008년 당시 엔 캐리 트레이드 물결을 이끌었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 결과 엔/달러는 지난 14일 7개월래 최저수준인 90.18엔까지 내려갔고, 15일에는 스위스프랑/달러가 연중 최저인 1.0318스위스프랑으로 떨어졌다.
달러가 엔과 스위스프랑에만 약세인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엔화, 유로화, 스위스 프랑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지난 11일 글로벌 달러인덱스 지수는 76.457을 기록하며 약 1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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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따라 달러 약세, 엔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달러 약세는 금 은 등 귀금속가와 원자재 가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 가격은 온스당 10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본격화는 금가격 강세를 계속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년만에 미 국채 30년물 120억달러 입찰에 강한 수요가 있었다. 10년물 미국채 또한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수익률로 견고한 수요를 보였다.
칼리온은행의 미툴 코테카는 "달러 하락은 점점 선호하는 투자자금 통화가 된다는 것"이라며 "엔으로부터 넘겨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달러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초저금리는 달러를 상당기간 이러한 압력 하에 있게 할 것"이라며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미국 금리를 빨리 인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