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신업계의 화두는 단연 컨버전스이다. 컨버전스라 함은 이종 기술간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통신과 방송 융합 서비스인 인터넷TV(IPTV), 음성과 데이터가 결합된 인터넷기반서비스(SoIP)가 대표적인 컨버전스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컨버전스가 단순히 기술간의 결합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방송국의 역할을 통신회사가 수행 하는가 하면, 케이블 방송사에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컨버전스의 범위가 기술간의 결합을 넘어 이종 산업간의 경계까지 허무는 업종간의 컨버전스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야말로 컨버전스가 현 산업계의 메가트랜드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컨버전스 트랜드가 기업들의 인재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은 물론 타 분야의 지식까지 겸비한 인재, 자고 나면 바뀌는 오늘날 컨버전스 서비스 및 산업을 견인할 인재, 일명 컨버전스형 인재가 기업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에서 요구하는 컨버전스형 인재란 어떤 모습일까?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네트워크 조직을 그에 대한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통신업체의 모든 서비스의 근간인 네트워크부문은 분야별 기술 전문인력이 통신망 품질 향상을 위해 시설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통신망의 안정적 운용을 책임지는 한마디로 기술 중심적이며 마케팅 등 수익창출과는 거리가 있는 조직이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All-IP화로 기술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아울러 사업부서별 책임 경영체계로 전환되는 추세에 따라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하고 급기야 영업과 기술영역간 역할 경계가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은 기술만 가진 사람을 인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은 그 동안의 한정된 기술분야의 전문 인재에서 다재다능한(Multi functional)인재, 다시 말해 컨버전스형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전문 기술직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기술 자격증 취득과 회계 등 전문교육은 물론 경영, 경제, 역사 등 다방면의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와 창의적 역량이 생존의 필수요소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다.
그 결과 기술 노하우에 마케팅컨설팅 능력까지 갖춘 인재를 육성,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직접 영업실적을 올리는가하면, 개인의 기술역량을 IP 등 타 기술 분야까지 확대시켜 아웃소싱 비용을 줄이는 등 개인 생산성 향상에 획기적인 효과를 거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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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여 사고의 경계를 허물고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는 컨버전스형 인재야 말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유연히 대처해야 할 오늘날의 기업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임이 분명하다.
그런 연유로 각 기업들은 벌써부터 컨버전스형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런 인재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것이 요즘처럼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컨버전스형 인재가 귀한 몸 대접을 받는 이유이며, 동시에 우리가 컨버전스형 인재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할 이유이다.
컨버전스형 인재 육성의 시발점은 교육의 변화다. 대학에서는 전공과 비전공, 이론과 응용, 학교와 기업의 경계가 없는 컨버전스형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경영을 모르는 기술자, 기술을 모르는 경영자 등 해당 분야만 아는 인재는 더 이상 인정받지 힘든 사회가 됐다.
사회에서는 이미 컨버전스형 인재들이 대우받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공계 출신 직원인 경우 기술분야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경영, 재무, 영업 등 타 분야 지식과 접목하는 인재가 다양한 직무에서 두각을 나타낼 뿐 아니라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등과 같이 이공계 출신 컨버전스형 인재들이 세계 정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새로운 일도 아니다.
컨버전스형 교육이 활성화되고 컨버전스형 인재를 대우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된다면 이공계는 기술분야에만 종사해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도 변화할 것이고 자연스레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공계 기피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