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는 간과한 우리 경쟁력

[기자수첩]우리는 간과한 우리 경쟁력

김진형 기자
2009.09.23 07:45

"LS전선, 2015년 세계 1위 달성", "삼성전자, 생활가전에서도 세계 1위 하겠다", "현대차, 2011년 도요타 제치겠다"….

최근 머니투데이 기사의 제목들이다. 모두 세계 1위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기사들이다. 올 들어 유독 '세계 1위'는 표현을 기사에서 자주 접한다. 앞으로의 포부만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 1위에 오르고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했다는 소식들도 줄을 잇는다. 삼성 휴대폰이 선진국 시장에서 1위를 했다느니, 현대차가 미국 신차 품질 평가에서 1위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기사는 높아진 경쟁력과 함께 목표를 높혀도 되겠다는 우리 기업들의 자신감을 읽게 한다.

그 경쟁력은 주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사상 최악'의 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도 마찬가지다. '사상 최고가'라는 제목은 더 이상 눈을 끌 수 없을 정도로 흔해졌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주가 상승의 열매는 정작 우리의 몫이 아니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말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약 27조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2조4000억원, 개인은 6000억원을 팔아 치웠다. 물론 주식을 산 사람은 무조건 돈을 벌고 판 사람은 무조건 돈을 잃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그래도 개인의 수익률이 신통치 못하다는 통계는 이미 여러차례 나왔다. 기관들도 밀려드는 펀드 환매 요구에 시장수익률을 초과하기는 커녕 따라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며칠 전 미국 월가에서 근무하다 금융위기로 실직하고 얼마전 한국으로 돌아온 증권가 사람을 만났다. 자동차 마니아로 다양한 차들을 타 봤다는 그는 현대차에 대해 입이 닳도록 칭찬을 늘어놨다. 품질이 너무 좋아졌고 미국에서도 이제 인정받는 차가 됐다며 주가가 몇 년 내에 최소 두 배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외국에서는 인정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한국 기업들의 우수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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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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