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라지만… 돈은 부모, 책임은 교사

'소풍' 가라지만… 돈은 부모, 책임은 교사

황예림 기자, 정인지 기자, 김성은 기자
2026.04.30 04:16

각 시·도 교육청 안전 보조인력 기준·예산 달라
서울시 예산 10억원… 1학기에 이미 전액 소진
정부, 내달 중 교사 보호등 관련대책 발표 예고

서울시교육청 2023~2026학년도 수학여행 실시(예정) 현황/그래픽=이지혜
서울시교육청 2023~2026학년도 수학여행 실시(예정) 현황/그래픽=이지혜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지난해 1일형 현장체험학습 비용을 확인하고 적잖이 놀랐다. 경기도 인근 농장을 방문하는 데 7만원이 들어서다. 체험프로그램비(2만4000원) 교통비(3만5000원)에 안전요원 인건비로 1만1000원이 추가됐다. A씨는 "단체활동을 배우는 기회라고 생각해 불만은 없지만 가족단위로 방문할 때보다 학교 단체체험이 더 비싸다는 점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부가 안전요원 배치를 권고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관련 비용을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의 지원규모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안전요원이 배치되더라도 사고 발생시 최종책임은 교사가 지는 구조여서 경제적 부담은 학부모에게, 법적 책임은 교사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안전요원 및 기타보조인력) 지원예산으로 약 10억원을 편성했으나 1학기 중 이미 전액 소진됐다. 당초 지난해 14억원 규모로 예산이 산정됐지만 서울시의회 심의과정에서 30% 가까이 삭감됐다.

재정여건이 악화하면서 지원범위도 축소됐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보조인력 지원은 1일형 체험학습 가운데 초등학교에 한해 이뤄진다. 중·고등학교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초등학교에 대한 지원 역시 충분하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급당 1명의 기타보조인력, 학년당 1명의 안전요원을 기준으로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 50명당 1명 이상의 보조인력 배치를 권장하고 보조인력 중에서도 기타보조인력보다는 안전요원을 우선 배치하도록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과 괴리가 있다. 게다가 자체 예산으로 보전할 수 없는 학교는 결국 학부모 부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용을 들여 안전요원을 추가확보하더라도 사고 발생시 법적 책임은 교사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생이 현장체험학습 도중 숨진 사건과 관련,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가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으며 관련 판례가 처음 확립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사 개인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책임을 묻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는 해소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해 교사의 면책범위 확대를 위한 법령 정비와 보조인력 확충, 업무경감 및 지원강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라며 관리부담에 대한 비용을 지원할 방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법령 개정과 내용을 지금 준비 중"이라며 "안전사고로부터 교사를 오히려 두텁게 보호하고 교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대통령 말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다음달 중 관련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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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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