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한국상황, 호주와 다르다"

한은총재 "한국상황, 호주와 다르다"

이스탄불(터키)=이학렬 기자
2009.10.07 18:00

금리인상 당장 없을 것 시사… "집값 우려" 가능성은 열어둬

-"국제공조 너무 좁게 생각하면 안돼"

-"부동산 다른 나라와 달리 올라" 우려

-"중앙은행 감독기능은 자연발생적"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의 상황이 전격 금리인상을 단행한 호주와 다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출구전략에 대한 느슨한 국제공조를 강조,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총재는 7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 참석차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 중 기자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호주는 자원 수출국으로 세계경기 침체에도 형편이 괜찮았고 물가도 선진국으로서는 높은 편"이라며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3%에서 3.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에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중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나라가 됐다. 호주는 '원자재가격 상승→경상수지 흑자→자산가격 상승→물가 상승' 등의 압력으로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국이 호주와 상황이 다른 만큼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이 호주 다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우선 이 총재는 "국제공조라고 모든 나라가 '땡'하고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공조를 너무 좁게, 기계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느슨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나라보다 금리를 먼저 인상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 출구전략을 금리인상이라고 명확히 정의한 적이 없다"며 "각 나라별로 출구전략은 다를 수 있다"고 말해 금리인상과 출구전략이 같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자산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그런 조짐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은 다른 나라와 달리 안 떨어지고 올랐다"며 "가계부채와 맞물려 신경이 쓰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3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보고 경기를 판단하겠다는 것은 오해"라며 "몇 달 동안의 경제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내릴 때는 한참 후에 효과가 나타나지만 올릴 때는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며 금리인하보다는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외환보유액은 결과이지 한은이 목표금액을 정해놓은 적은 없다"며 "환율, 금리 등 가격변수 급등은 시장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급등락을 완화는 것이 정책당국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단독조사권 관련해 "결제시스템을 감시하기 좋은 곳이 중앙은행"이라며 "중앙은행의 감독기능은 자연발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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