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지난해 말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연구기관이 올 한해의 경제를 비교적 어둡게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지난 2분기와 3분기에는 연율로 10% 이상 성장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환율과 금리가 안정됐으며, 특히 주가는 지난해 10월 저점에 비해서 2배 정도 올랐다.
이제 각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내년 우리 경제가 4% 안팎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과연 그럴까?
‘예스’라고 대답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우선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유동성과 정책 당국의 부양책만으로 추세를 전환시킬 수 없다. 여기다가 고점에서 가격이 40% 이상 떨어진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회사의 부실을 증가시킬 것이다.
유로지역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유로지역은 미국처럼 기업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직접금융)하기보다는 은행에서 돈을 더 빌려 쓰는 간접금융 형태를 따르고 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기업의 부실이 그대로 은행에 전이될 것이다. 내년에는 유로지역의 간접금융시스템을 테스트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중국 경제가 올해 8%대, 내년에는 9% 이상의 높은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아직도 소비보다는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과 유로지역 경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분기까지 V자 형태로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초기에는 정부지출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2분기부터는 소비와 투자도 같이 늘면서 경기회복세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회복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다.
수출 측면에서 보면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낙관적 전망을 해볼 수 있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홍콩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17%에서 올해 들어서는 29%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계 측면에서도 지난해 이후 개인의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면서 소비여력이 증대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내년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년 경제전망과 더불어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좋게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주가가 보는 내년 우리 경제는 그렇게 밝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주가는 앞서 살펴본 국내외 경제지표 외에 신종플루의 영향까지 조심스럽게 점검하고 있다. 플루가 만연하면 각 경제주체의 생산과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경기가 다시 꺾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저점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경기선행지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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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을 오늘 해석하는 사람들이 이코노미스트(경제분석가)다’라는 말이 있다. 올 한해는 전문가들이 경제와 주가 전망을 뒤따라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