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치주펀드 도전장 낸 송성엽 KB자산운용 상무
KB투자증권은 지난 9일 내년 주식시장에서는 '가치주의 재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투자가 정상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장주 중심의 시장흐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성장보다는 기업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이 구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우연찮게도 같은 날 KB자산운용은 'KB밸류포커스펀드'를 출시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KB자산운용이 가치주펀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자산운용은 펀드 출시와 함께 신영자산운용과 한국밸류자산운용이 거의 양분하고 있는 가치주펀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 펀드의 운용을 맡은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CIO, 상무)은 12일 "기존의 가치주펀드와는 다른 운용전략을 세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B자산운용이 내년에 가치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가 지난해 급락 후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성장이 돋보인 종목이 오르는 시장이었다면 내년은 경기나 시장 모두 급반등 후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면서 싼 주식이 주목받을 것이라게 KB자산운용의 판단이다.
이미 가치주펀드 시장은 신영과 밸류자산의 아성이 두터운 곳이다. 몇몇 자산운용사가 가치주펀드를 내놨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자산운용은 이 시장을 어떻게 뚫겠다는 것일까.
송 본부장은 가치주의 정의 자체를 달리했다. 성장성이 있는 중소형주라고 해서 무조건 가치주라고 볼 수 없고 대형주라고 해서 가치주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또 기술과 자본력을 갖춘 중소형주를 가치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오히려 소비자 충성도와 판매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송 본부장은 "기존의 가치주펀드와는 포트폴리오가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주에 가치주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동성(거래의 활발함), 대주주의 전횡 가능성, 사업의 안정성 등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감안하고도 싼 주식만을 편입할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펀드 편입 종목은 중대형주가 50% 이상, 소형주는 50% 미만이 될 것이고 이 때문에 펀드 편입종목 수도 기존 가치주펀드에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특히 편입종목의 투자기간은 2~3년 정도로 설정했다. 일부 가치주펀드가 10년 이상씩 보고 투자하지만 3년 이후를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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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가 투자할 대상은 대략 어떤 종목들일까. 송 본부장은 "산업의 사이클이 초기 성장기에 진입한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이 이제 도입기에 있는 경우에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초기 성장단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LED나 2차 전지 산업이 이에 해당되지만 이미 현재가치가 너무 높아져서 편입하기는 어렵고 다른 종목과 산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특히 보험주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많이 보는데 노령화의 수혜는 보통 제약주를 이야기하지만 가장 큰 수혜주는 보험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본부장은 "성장주펀드와 가치주펀드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투자자의 위험선호도나 펀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가치주펀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