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누가 자살했다는 뉴스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인기 탤런트 최진실과 안재환,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모델 김다울….
전임 대통령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이제 자살은 어떤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 하는 일탈 행위가 아니라, 교통사고나 암처럼 대한민국 사회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 돼 버렸다. 특히 인생의 황금기인 20~3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다. ‘베르테르 효과’에 취업 문제, 가족 문제, 진로 문제 등의 소외감을 더해 마음을 잃고 헤매다가 결국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만명당 25명 정도로 세계 최고치다. 하루 평균 37명 정도가 자살한다. 40분마다 1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끔직하고 허망한 일이다.
경제적인 문제, 우울증, 무능력, 허무감 등 개인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살을 나약한 심성의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불안한 시대에 살며 느껴야 하는 패배감이 주는 시대적 이유를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지구촌을 강타한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20대들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실업자로 떠밀려 나간다. 그나마 정규직 급여의 달콤함을 누리는 30대는 자본주의의 경쟁 논리로 정신없이 바쁘게 생활하지 않으면 밀려나고 만다. 영세 상인이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사업가는 한번 밀린 부가세만으로도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꿈도 기술도 다 던지고 패배자가 된다.
4대강 개발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정부를 따라잡지 못해 불안한 시대,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세종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감 잡을 수 없는 혼란의 시대, 강산이 온통 아파트로 채워지고 있는데 자기 몸 하나 누일 곳 없는 자괴감의 시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비에 써야 하지만 여전히 부와 교육이 세습되는 불합리의 시대, 한번 무한경쟁에서 탈락하면 바로 노숙자나 신용불량자가 되는 부조리의 시대. 도대체 사람이 숨 쉴 구멍이 없다.
물론 이해되는 면도 있다. 폐허의 대한민국이 교육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어쩌면 그 엄청난 교육열이 너무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된 희소가치를 두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 그 경쟁에서 낙오하면 실패자 외에 대안이 없다고도 말한다.
기업의 목표는 이익창출이다. 이익창출이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자 책임이다. 기업들은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인건비가 싼 제3국으로 공장과 회사를 옮기고, 그나마 남은 자리도 신기한 능력의 컴퓨터와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일자리는 계속 줄 수밖에 없고 일자리 감소는 모든 경제지표를 떨어뜨린다. 산업화의 시대, 민주ㆍ반민주의 시대, 혹은 진보ㆍ보수의 시대는 나름대로 자기를 지탱하는 정신적인 준거가 있었지만 이젠 그것조차 기대하기 힘든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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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따뜻함이다. 어머니처럼 따뜻한 사회만이 소외된 자를 안을 수 있다. 약자와 낙오자가 소외되지 않는 제도와 한번 실패한 사람도 재기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자살백서를 펴내고 자살예방센터를 운영하며 자살률을 낮추려 안간힘을 썼던 일본처럼 사회적인 예방책과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당에서 시작해 성과를 낸다면 표심을 모을 수 있는 좋은 동력이 될 것이다.
개인간에도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자살하려는 조짐이 있는 주위 사람에겐 보다 큰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한다. 인터넷의 악플은 보다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생명의 존엄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자살’을 자꾸 말해 보면 ‘살자’가 된다. 다 함께 ‘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