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중국 가계소비 지나친 낙관은 금물

[청계광장]중국 가계소비 지나친 낙관은 금물

김영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2009.12.14 09:32

[머니위크]

지난 달 필자는 홍콩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여러 펀드매니저를 만나고 왔다. 그들 대부분은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경제와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내다보았다. 미국 등 선진국경제가 낮은 성장을 하더라도 중국경제가 당분간 소비 중심으로 고성장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었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국 본토인이 홍콩에 와서 주택을 구입하고 물건을 사주고 있어서 홍콩경제는 호황을 누린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인가? 필자는 중장기적으로 그런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생산자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 역할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투자가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고정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4%인 반면 민간소비 비중은 35%(이상 2008년 기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소비 비중이 70%를 다소 웃돌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국 가계가 본격적으로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몇가지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사회보장제도의 미비에 따라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계가 소비지출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의료비의 급증, 의료보장제도 미비, 보장 수준의 저열 문제로 '看病貴'(진료비나 약값이 비쌈)나 '看病難'(진료 받기가 어려움)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팽배한 실정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서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금융시스템을 보면 아직도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쓰기가 쉽지 않다. 돈이 주로 기업 투자로 흘러가고 있다. 여기다가 결혼을 앞둔 젊은 남자들이 넓은 집을 마련하고 좋은 차를 사기 위해서 저축을 늘리고 있다 한다.

또한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소득 수준은 늘고 있지만, 소비 습관은 아직 농촌에 살던 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가계 저축률이 20%를 웃돌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올해 들어서도 중국 가계가 소비 지출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 아직도 투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서 지적한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지난 4월에 마련된 '의료개혁방안'은 현재 가입률이 25%에 불과한 의료보험을 2012년에는 90%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8월에 중국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소비자할부금융회사 운영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매달 고정적 수입이 있는 중저소득층 계층을 대상으로 전자제품, 집수리 등 개인소비활동 시, 월수입의 5배 이내에서 소비자금융회사가 무담보 할부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제도 개혁과 더불어 꾸준한 가계 소득 증가, 위안화 절상 등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소비시장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가 중국의 소비 증가를 기대하고 크게 올랐다면 그만큼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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