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에서 낸드로 전환하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생존을 위해 선택한 대만 메모리칩 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을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구조 조정하는 사이 D램시장은 한국 등에 잠식, 추월당하고 낸드 역시 설 땅을 잃을지 모르는 때문이다.
대만 칩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D램에서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 생산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 일본의 경쟁사들이 더 진보된 저비용 제조기술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설 자리를 잃은 대만 업체들이 어쩔 수없이 선택한 생존 전략이다.
개인용 컴퓨터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D램 시장은 일본 회사들이 1990년대에 주도했으나 곧 한국 업체들에게 밀렸다. 엘피다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일본 업체들이 사업을 접은 상태다.
대만 업체들이 D램시장에 진입한 것은 1980년대지만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때는 2005년과 2007년 사이다. 이때 확장 자금 조달을 위해 끌어들인 대규모 은행 대출과 채권발행이 현재 과잉설비와 현금축소로 나타나며 목을 죄고 있다.
난야 테크놀로지와 파워칩 반도체, 프로모스 테크놀로지 등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 2007년부터 최악의 불황을 맞은 가운데 2년 이상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
비록 올해 가격이 반등했지만 파워칩과 프로모스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프로모스는 지난 4월 9320만달러를 확보한 후 파산을 겨우 모면했다.
한편 세계 최대 D램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금도 더 진보된 40나노미터 공정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엘피다는 60나노미터에서 2010년에는 40나노미터 공정기술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이제 겨우 미국 마이크론의 도움을 받아 50나노미터 공정기술로 이전하는 합작회사인 마이크론-난야-이노테라 뿐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대만의 D램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연초 12.8%에서 3분기 말 현재 10.8%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의 D램 업체들과 일본 엘피다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연초 49.3%에서 57.2%로, 15.8%에서 16.9%로 증가한 것으로 봤다.
D램 익스체인지의 조이스 양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대만의 D램 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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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스와 윈본드는 지난 11월 엘피다의 D램 생산 위탁 업체가 됐다. 회사 운영 유지를 위해서는 시장점유율 대신 현금 창출이 우선순위라는 것이 프로모스의 설명이다.
대신 대만업체들은 기존 D램 생산 라인에서 생산될 수 있는 낸드플래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D램 생산에 주력해온 파워칩은 10월에 낸드의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워칩은 결국 D램, 낸드, 위탁생산에 대한 비중을 각각 3분의 1씩 분산키로 했다. 하나의 생산에 집중하는 위험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낸드플래시는 D램처럼 이미 대중화되고 있고 가격 역시 D램처럼 변동성이 크다. 게다가 삼성은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업체로, 도시바와 함께 이미 파워칩의 기술을 앞서고 있다는 것이 씨티그룹 티모시 람 애널리스트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