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한테 배우는 재테크 교훈

호랑이한테 배우는 재테크 교훈

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2009.12.20 10:39

[머니위크 칼럼] 청계광장

다사다난했던 2009년이 지나가고 호랑이의 해인 경인년(庚寅年)이 밝아온다. 수많은 동물 중에서 유독 한국사람들이 두려워하기보다 좋아하는 동물이 바로 호랑이다. 오죽하면 1988년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가 호돌이겠는가?

하지만 이 호랑이가 때로는 우리에게 바보스러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우화가 있다.

들에서 먹을 것을 열심히 찾던 호랑이가 고슴도치를 발견하고는 맛있는 먹이로 생각하고 덥석 물어서 삼켰다. 하지만 고슴도치가 온몸의 가시를 세우고 죽기 살기로 버티는 바람에 바로 뱉어 버렸다.

호랑이는 고슴도치의 가시가 콧등에 붙어서 미친 듯이 산속을 뛰어다니다가 기력이 빠져서 거의 혼수상태가 되었는데 이 틈을 노려서 고슴도치는 도망을 갔다. 겨우 정신을 차린 호랑이도 도망을 가다가 큰 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발견한다. 그는 온몸에 가시가 돋아 있는 도토리가 방금 자기가 본 고슴도치의 새끼인줄 알고 이렇게 얘기한다.

"조금 전에 너의 어르신을 뵈었지. 그 분께 많은 걸 배웠으니까 너희들은 나를 그냥 보내 주었으면 좋겠구나…."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함께 다가온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슴도치라면 최근에 우리 가슴을 쓸어 내렸던 두바이 사태는 다행히 고슴도치의 진짜 새끼는 아닌 듯싶게 그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펀드시장에선 수익률 회복세에 이은 환매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고슴도치를 보고 놀란 호랑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찬찬히 짚어보면 사상 초유의 저금리시대에 계속 놀란 가슴만 쓸어내리기에는 재테크의 수익률이 고민스럽지 않은가.

수익률이 올라가고 있을 때 오히려 환매가 이어지며 자금유출이 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바로 고슴도치에 놀란 호랑이다.

정부는 비과세혜택 등의 절세형펀드나 금융상품을 계속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모습도 과거와는 달리 차분하기 그지없고, 분양을 하더라도 미분양만 나지 않으면 선방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원자재에 대한 투자 역시 지금까지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조심스러움이 시장을 감싸고 있고, 주식 역시 과거처럼 분위기를 쫓아서 우르르 몰려다니는 개미들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투자의 성숙도가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투자시장이 너무 경색되지 않았느냐는 개탄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충분한 투자의 기회가 있다고 보여 진다.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 아직 우리에게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는 해외 투자처가 있고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도 2010년에는 밝은 편이다. 일부 가격이 부담스럽게 오른 것들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회복에 맞춘 수요의 증가와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원자재에 대한 투자도 충분히 기회가 보인다.

재테크나 투자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은 누구나 부정하지 않는다.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적금이 세금이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거꾸로 재테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어차피 해야 한다면 지레 짐작으로 겁먹지 말고 앞에 있는 저 자그마한 것이 살아 움직이는 고슴도치의 새끼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 하지 않을까?

2009년을 보내고 2010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과거의 아픔보다는 눈앞의 투자기회나 종목을 잡을 수 있는 적극성과 민첩함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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