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신종플루 여파, 외식 '먹구름' 건강 '쾌청'

불황·신종플루 여파, 외식 '먹구름' 건강 '쾌청'

이정흔 기자
2009.12.27 10:42

[머니위크 커버]2009 재테크 위너 & 루저

2009년 창업시장은 얼어붙은 경기 상황으로 인해 그야말로 ‘잔뜩 흐림’이었다. 창업자들마다 깊은 탄식과 함께 "손님이 없다"는 하소연이 흘러나왔고,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도 경기가 풀리길 기다리며 몸을 사렸다. 여기에 신종플루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쳤다. 외식업은 물론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교육업계에까지 파장이 이어졌다.

물론 창업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할 만한 좋은 소식도 있었다. 정부에서는 ‘한식의 세계화 프로젝트’, ‘프랜차이즈산업 활성화 방안’, ‘1인 창조 기업 지원 정책’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창업시장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2009년은 이 같은 정책들과 맞물려 프랜차이즈시장이 강화된 가맹거래법에 적응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고도 할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2009년은 창업시장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었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면서 2010년 상반기에는 '맑음'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에 당한 외식업ㆍ교육업

여름 즈음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신종플루는 창업시장에도 큰 여파를 가져왔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일반 외식업과 주점의 피해가 컸다. 창업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외식업의 경우는 점심, 저녁 등 특정시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데다 여러 사람이 같은 식기를 쓴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일반외식업과 주점업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1%, 8.5% 매출이 줄었다.

영원한 블루오션으로 통하는 교육업계도 신종플루의 위력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1월 탤런트 이광기 씨의 아들이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는 사건과 함께 신종플루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수강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학부모들 역시 대면접촉이 있는 학원보다는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태권도, 복싱 등 운동과 관련된 업종은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많다는 이유로 더욱 꺼렸다. 학원 프랜차이즈 역시 업계 추산 평균 20~30%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프랜차이즈 본사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손 세정제를 설치하고 위생교육을 실시하거나 임시로 기간연장 혜택을 주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이경희 소장은 "창업자들의 입장에서는 건물 임대료 때문에 휴업을 할 수도 없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누그러들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2009년은 교육업계에 유독 힘든 한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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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에 흥한 배달업ㆍ건강식품

반면 외식업 중에서도 배달음식은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덕을 봤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식당보다는 집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치킨배달업 프랜차이즈인 티바두마리치킨의 관계자는 지난 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대형 매장에서 평균 30세트 정도 나가던 매출이 신종플루 발생 후에는 주중 35~40세트, 주말 60세트 이상으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홍삼, 인삼 등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는 건강식품 역시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다. 한방식품 종합 프랜차이즈 허준본가는 지난 8월 본격적으로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이후 4개월여 만에 120개의 가맹점을 모집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재훈 허준본가 대표는 "신종플루를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며 "신종플루의 덕을 본 아이템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잠재력이 더욱 큰 아이템"이라고 소개했다.

◆저가형 아이템, 국수는 '글쎄' 갈매기살은 '오케이'

경기불황으로 인해 2009 창업시장은 전반적으로 저가형 아이템이 강세를 보였다. 창업자들 역시 국수나 육회처럼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회전율이 높으며 조리법이 간단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승자와 패자는 어김없이 갈렸다.

이지훈 윈프랜차이즈서포터즈 대표는 "웰빙트렌드가 뜨면서 올해 초부터 국수가 인기 아이템으로 각광 받았지만 창업자들이 기대만큼의 수익률을 보지 못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수는 식사 대용으로 가볍게 한끼 때울 수 있는 메뉴로 인기를 모았지만 점심 매출 위주의 아이템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저녁 매출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육회나 갈매기살 같은 저가형 한우전문점을 내세운 곳들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 대표는 "육회 같은 경우는 소비자 호응이 높은데다 회전율이 빨라 창업주들이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낸 대표적인 업종이다. 저가형한우전문점에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창업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 내년에도 유망

2009년은 한식 세계화 원년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4월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는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내년에는 2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외식업시장의 질적인 성장에 정부가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는 창업시장에도 큰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경희 소장은 "지난 3월 정부가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부설로 ‘떡볶이연구소’를 만드는 등 2009년은 떡볶기와 막걸리 업종이 한식 세계화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이었다"며 "내년에는 불고기와 비빔밥, 설렁탕, 추어탕 등 다양한 한식들이 새로운 트랜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국내산 쌀을 원료로 삼는 창업 아이템 역시 2010년 대표 유망 아이템"으로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 쌀이 남아돈다’고 직접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국내산 쌀 소비 활성화가 정부의 중요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100% 국내산 쌀로 만든 와플 속에 돈까스를 넣어 먹는 패스트푸드전문점 ‘와플속에돈까스’, 쌀을 테마로한 일본식 수제김밥 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 등 국내산 쌀을 주재료로 하는 업종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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