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은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과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거의 50%씩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팽팽한 전망을 한번에 뒤집을 수 있는 경제지표가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발표된다.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나오는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다.

앞서 지난 7일 발표된 7월 고용지표는 오는 9월16일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낮췄다. 지난 7월 신규 고용이 8만3000명 증가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오히려 2만3000명 줄면서 노동시장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 CPI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인다면 시장의 금리 전망은 오는 9월 인상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물가 상승 압력은 오래 지속돼 왔는데다 인플레이션은 경고음이 울릴 때 초기에 잡지 않으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CPI는 전월비 0.1%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엔 유가 하락으로 전월비 0.4% 떨어졌었다. 지난 7월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4%로 지난 6월 3.5%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7월에 전월비 상승률이 0.2%로 지난 6월 0%에 비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월간 상승률이 0.2% 이하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지난 7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6월 2.6%에서 2.5%로 낮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7월 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시장 예상을 밑돌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임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며 안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했던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부담도 크게 더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7월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며 증시는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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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워시 의장도 다음달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더 큰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 7월 FOMC 이후 19명의 연준 인사 가운데 10명이 공개 발언에 나섰는데 지난 7월 FOMC 때 금리 인상을 요구했던 3명을 포함해 FOMC 투표권을 보유한 6명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지난 7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고 오는 9월11일에 발표되는 8월 CPI까지 강하게 나온다면 워시 의장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금리를 인상하거나 금리를 동결할 경우 12명의 FOMC 투표 위원 중 4~5명의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워시 의장은 물가지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도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리를 동결한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는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FOMC에서 물가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해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며 30년물 국채수익률이 급등했다.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금리를 인상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워시 의장이 연준에 금리를 낮게 유지하라고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워시 의장은 투자자들의 이런 의문과 함께 금리 경로를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의 폐지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 등에 대해 오는 9월 FOMC 전 이달 28일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워시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를 동결하면 사실상 금리 인상 결정은 12월로 미뤄질 수 있다. 오는 11월3일 중간선거를 8일 앞두고 열리는 10월26일 FOMC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엔 CPI 발표와 더불어 오후 1시(한국시간 13일 오전 2시)에 진행되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입찰도 주목된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지난 6월 말 이후 상승한 가운데 국채 입찰이 부진하다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
한편, 1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AI(인공지능) 수혜기업인 코어위브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루멘텀 홀딩스는 모두 긍정적인 실적으로 강력한 AI 수요를 입증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코어위브 주가가 15.7% 급등했고 AI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7.6%, 광통신 부품회사인 루멘텀은 2.5% 각각 상승했다.
12일 장 마감 후에는 네트워킹 장비회사인 시스코 시스템즈와 광통신 부품회사인 코히어런트, AI 칩 제조업체인 세레브라스가 각각 실적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