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10년간 '거져 챙긴' 100억원

예탁결제원, 10년간 '거져 챙긴' 100억원

임상연 기자, 김성호
2010.02.18 10:27

10년간, 선물대용증권관리수수료 현금 고객까지 부과

한국예탁결제원이 선물ㆍ옵션 투자자들로부터 증거금(선물대용증권)관리수수료 명목으로 지난 10여년간 최소 1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예탁결제원은 그동안 업계의 수차례 제도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거래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현재 선물회사를 대상으로 '선물대용증권관리업무'를 해주고 있다. '선물대용증권관리업무'란 선물ㆍ옵션 거래를 위해 투자자들이 납부하는 위탁증거금중 현금이 아닌 주식, 채권 등 대용증권을 예탁, 관리해주는 업무로 지난 99년 선물거래소 설립 때부터 시작했다.

예탁결제원은 대용증권을 예탁, 관리해주면서 선물ㆍ옵션별로 정율 또는 정액제 수수료를 떼 가는데 이를 '선물대용증권관리수수료'라고 부른다. 이 수수료는 예탁결제원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문제는 예탁결제원이 선물ㆍ옵션 위탁증거금중 대용증권만을 예탁, 관리해주면서 수수료는 대용증권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납부한 투자자들에게도 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탁결제원이 위탁증거금 구분 없이 단순히 선물ㆍ옵션 거래량 및 거래대금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탓이다. 현금으로 납부한 증거금은 고객예탁금처럼 증권금융에 예치, 관리되고 있으며 별도로 부과되는 수수료는 없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한해 '선물대용증권관리수수료'로만 55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또 지난 7년(2003년~2009년) 동안 이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총 266억원에 달한다.

현재 선물회사의 전체 선물ㆍ옵션 위탁증거금중 현금 비중은 40~5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중대로 계산하면 예탁결제원은 지난 7년간 106~16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셈이 된다. 공시되지 않고 있는 이전 4년간(1999년~2002년) 수익까지 합치면 부당하게 취득한 수수료 수익을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물업계 고위관계자는 "예탁결제원이 위탁증거금 구분 없이 수수료를 떼 가면서 투자자는 물론 업계도 손해가 막심하다"며 "예탁결제원에 수차례 제도개선을 요구했고 감사원 등 정부당국에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은 '선물대용증권거래수수료'는 선물사와 협회 등과 협의해 책정된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올 초 관련 수수료를 20% 인하해 투자자나 업계 부담도 줄었다는 주장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99년 선물거래소 설립 당시 선물사와 협회 등과 협의해 책정된 수수료를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또 현 수수료 체계는 (기획재정부 산하)시장효율화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는 "당시 예탁결제원이 전산개발 등 초기비용을 부담한 것을 감안해 수수료를 책정한 것"이라며 "하지만 시행 직후 투자자 형평성 등 문제가 발생해 업계가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예탁결제원은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다. 예탁결제원은 최근 대책의 일환으로 올 하반기 20% 가량 추가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안을 업계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추가인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수수료 인하해도 현금 고객에게 수수료를 떼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대용증권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물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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