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스 '빅 브러더'로 만족?

독일, 그리스 '빅 브러더'로 만족?

뉴욕=강호병특파원
2010.03.06 08:52

실제 금융지원 보다 후광효과로 실타래 풀려

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그리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 면담에서 그리스에 대한 금융적 지원안에 대한 논의와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 베를린발 보도에 의하면 파판드레우 총리는 "반복해서 말하건대 그리스는 금융적 지원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필요한 것은 정치적 도덕적 후원이었고 그것을 독일정부로 부터 오늘 받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그리스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했을 뿐 재무적 지원에 대한 것은 언급 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의 재정긴축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독일은 그리스를 도울 자세가 돼 있으며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련하게 그리스를 도울 수 있다"고 화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재정위기를 부추기는 시장의 투기적 행위에 대해서도 공동대응할 의사를 피력했다.

위기극복을 위한 외교노력차 유럽 각국을 순방 중인 파판드레우 총리는 룩셈부르크에 이어 이날 베를린을 방문했다. 7일에는 파리로 이동하고 9일에는 미국을 방문한다.

이같은 기류는 당초 시장이 기대한 것과 차이가 있다. 시장은 당초 독일이나 프랑스가 국영은행 등을 통해 그리스 채무를 인수하거나 지급보증한다는 명시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위기의 실타래는 '빅브러더 효과' 만으로 풀려가는 모양새다. 독일, 프랑스같은 큰 형님이 그리스 뒤에 버티고 있으면서 급할 때 지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수습돼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스 총리가 "우리는 정치적, 도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대목은 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대가는 공짜가 아니다. 공무원 급여삭감, 증세 등 고통을 감내해야 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리스는 3일 국내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48억유로의 추가적 재정긴축안을 발표, 지원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의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하루 뒤인 4일에는 50억유로의 국채 차환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국채발행은 예정액의 3배가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독일의 묵시적 약속하에 그리스 국채가 시장에서 소화되기 시작한 만큼 실제 재무적 지원은 필요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리스가 노조 등 국내 반대여론을 극복하며 계획한 재정긴축안을 예정대로 시행해 나갈 수 있느냐만이 관건으로 남아있다.

그리스 5년국채 CDS는 5일 2.96%포인트로 3.0%포인트 밑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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