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이것만은 꼭 알고 투자하자

스팩, 이것만은 꼭 알고 투자하자

유일한 MTN기자
2010.03.11 13:19

[아래 종목에 대한 내용은 머니투데이방송(MTN)에서 매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생방송되는 기자들의 리얼 토크 '기고만장 기자실'의 '기자들이 떴다' 코너에서 다룬 것입니다. 이재영 머니투데이 더벨 기자는 오늘 '스팩 투자할 때 꼭 확인해야할 판단기준'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투자에 참고바랍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종목에 대해 설명해주실 건가요?

네. 오늘은 기업인수목적회사, 통칭 스팩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1호 스팩인 대우 그린코리아 스팩이 일주일전이죠. 지난 3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했고, 내일 12일에는 코스닥시장에 미래에셋 1호 스팩이 상장합니다.

아무래도 스팩 특성상 투자자 여러분께선 주가 판단에 어려움이 많으실 걸로 생각이 되는데요. 대단하진 않지만 주가의 고평가와 저평가를 구분하실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진행자>> 일단 스팩이 뭔 지부터 천천히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네. 스팩은 Special Purpose Aquisition Company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기업 합병만이 목적인 회사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2000년대 들어 급성장했습니다.

이 스팩은 돈만 뭉쳐있는 깨끗한 회사입니다. 스팩은 공모 후 3년 이내에 성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합병하게 되는데요. 우회상장의 통로 역할을 합니다. 기존 코스닥 우회상장 하면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돈주고 사서 상장하는 그런 부정적인 느낌이 있는데요. 스팩은 일단 증권사가 운영을 맡고, 합병 시 스팩의 돈이 실제 기업에게 흘러들어간다는 면에서 깨끗한 우회상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모투자펀드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거둬, 펀드매니져가 돈을 굴리고, 수익을 투자자들이 배분하는 개념입니다. 스팩은 공모로 자금을 모아서, 스폰서인 증권사와 스팩 임원진이 합병을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고, 투자자들은 그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스팩의 가장 큰 특징은 공모 주주의 경우 원금보장이 된다는 것인데요. 공모자금은 90% 이상 신탁기관에 예치됩니다. 스팩이 합병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해체할 때 주주들은 이 예치자금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분율에 따라 나눠받게 됩니다. 100만원이 신탁돼있다면 지분 1%를 가진 투자자는 1만원을 돌려받겠죠? 지금 나와있는 스팩들은 대부분 95% 이상을 예치하기 때문에 사실상 투자 후 1년만 지나도 원금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스팩도 상장을 하고 거래가 되잖습니까. 이제 대우에 이어 미래 스팩의 주식도 상장이 될텐데요. 스팩은 매출도 사업도 없는 페이퍼컴퍼니라 어떻게 주가를 봐야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사실 이게 제일 걱정이실겁니다. 대우 그린코리아 스팩이 상장한 첫 날, 거래량이 590만주에 달했는데요. 공모 주식수 2500만주의 거의 4분의 1가량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1년 이상 장기 투자가 기본 성격인 스팩의 상장 첫 날 손바뀜이 예상보다 너무 극심했던겁니다. 전문가들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 스팩에 대한 보유 부담감이 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5.8% 높게 형성되니 일단 이익 실현부터 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말씀드렸듯 스팩은 주가의 고평가·저평가를 따질 수 있는 명확한 지표가 없습니다. 단순히 돈이 뭉친 서류상회사에 불과해 주가 산정에 흔히 쓰이는 주가순이익배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은 물론 영위하는 사업조차 없습니다. 기댈 수 있는 지표가 없으니 수요와 공급으로만 주가가 등락합니다.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스팩의 주가가 저평가됐다, 고평가됐가 뭐 이런 걸 알 수 있는 기준은 전혀 없는 건가요?

제가 처음에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하나 가져왔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지금부터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스팩은 공모로 모은 자금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맡기고, 기업이 해산할 때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핵심 포인트입니다.

업계에서는 스팩 주가 판단 기준으로 '신탁금액 대비 주가비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내가 1000원을 투자하면 얼마가 신탁되고, 회사가 해산할 때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냐. 이런 지표입니다. 아무래도 해산시 1주당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을 알면 이게 지금 주가에 비해 싸다 비싸다를 파악하실 수 있겠죠?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개념은 주당 청산가치, 혹은 주가순자산배율 이런거랑 비슷한 지표입니다.

대우 그린코리아 스팩의 경우 총 공모금액 875억원 중 96%인 840억원을 한국증권금융에 신탁했습니다. 여기에 IPO 수수료 중 절반인 13억1250만원도 함께 맡겼습니다. 이 수수료는 합병 이후에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과 한화증권에 지급됩니다. 합병이 무산되면 회사가 청산될 때 주주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증권사들이 상장 수수료만 떼먹고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만들어놓은 제도입니다.

상장 수수료 절반을 포함한 대우 그린코리아 스팩의 총 신탁금액은 853억원입니다. 회사가 최소한 1년 이상은 남아있다고 가정하고 안전 수익률인 국공채 1년물 수익률 3.03%를 적용하면 1년 후 신탁금액은 878억9700만원이 됩니다. 이를 주식수만큼 나누면 3516원선입니다.

지금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1년 후 스팩이 청산된다해도 3516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선을 넘으면 비싼 것으로, 미달하면 싼 것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어제 대우 그린코리아 스팩의 주가는 3530원이었는데요. 아주 조금 비싸다고 보실 수도 있죠.

진행자>> 내일 상장하는 미래에셋 스팩은 어떨까요?

네 똑같은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미래에셋 스팩은 공모 자금 200억원 중 95%인 190억원을 국민은행에 예치합니다. 상장 수수료중 70%인 7억원도 함께 맡기고요. 총 신탁 자금은 197억원이죠?

여기에 국민은행에 맡길 때 연 4.2% 이율을 적용받기로 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1년 후 신탁자금은 205억2740만원입니다. 공모주식 수로 나누면 주당 1540원이 나옵니다. 1540원보다 낮으면 일단은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주당 신탁자금은 고정된 건 아니구요. 이자를 받기 때문에 스팩의 존재시한인 3년까지 지속적으로 올라가게 돼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단기로 보시고 주식을 매입하시면 안됩니다. 스팩은 최소 1년, 최대 3년을 보고 투자하셔야 하는 종목입니다. 제가 대우 상장 후 몇몇 주식게시판을 돌아보니 ‘상한가 한번 가자’고 징징거리시던 주주들이 계시던데요. 못 가고요. 안 갑니다. 미래에셋증권도 미래에셋 스팩 투자설명회에서 ‘단타하실거면 사지 마시라’고 디마케팅을 했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그럼 스팩 주식은 언제쯤 사는게 유리할까요?

당연히 합병 발표 직전에 사시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합병 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니 수요도 많을테구요. 규정상 상장하지 않은 스팩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을 수 없고, 지금 상장한 대우나 내일 상장하는 미래에셋 스팩은 공식적으로 합병 대상 기업 물색에 나설 수 있습니다.

스팩은 법인세 문제 때문에 보통 설립 1년 후 합병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1년이라고 해서 마음을 놓고 계시면 안됩니다. 이 1년 후라는 기준은 설립일로부터 합병등기일까지를 말하는 겁니다. 합병 발표부터 합병 등기일까지는 5~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습니다. 대우 스팩을 비롯해 지금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미래에셋,현대,동양 스팩의 경우는 오는 6~7월부터는 눈여겨 보셔야 합병 발표 이후 차익을 챙기실 수 있을겁니다.

진행자>> 스팩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까요?

이론적으론 실적 발표도 없고 합병 전까진 돈뭉치에 불과하니 주가가 급락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대외 변수가 문제입니다. 2008년 말 금융위기 기억하시죠. 당시 미국에선 일부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아주 재밌는 결과를 불러왔는데요. 아시아나IDT라는 기업 아시죠? 지난해 미국 스팩과 합병을 하려다 무산됐는데요. 공모가 대비 20%나 떨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산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한 겁니다. 사실 이 주주들은 합병이 안 되고 회사가 청산하면 최소한 20%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탁자금을 최초 공모가 기준으로 돌려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시아나IDT라는 한국의 잘 모르는 기업과 합병하는 도박을 하느니 합병에 반대하고 20%의 안정적 수익을 챙기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럴 일은 크게 없겠지만, 만약 대우 스팩 주가가 3000원 밑으로, 미래에셋 스팩 주가가 1100원 밑으로 내려가면 무조건 매수하실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스팩 청산까지 당분간 돈을 묶어두실 생각은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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