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L 등 부실 자산 사업 회복세…미 정부 씨티 지분 조기매각 나설수도
월가 최고의 은행에서 '부실 덩어리'로 전락한 씨티은행이 회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실 자산을 다루는 '배드뱅크' 사업이 궤도권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 정부는 씨티의 지분 조기매각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씨티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는 "약 270억달러의 손실을 내며 회사 부실의 중심에 있던 '지역 소비자 대출(LCL)' 사업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LCL은 소위 '배드뱅크'로 일컬어지는 씨티홀딩스의 주요 사업으로 씨티는 지난해 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댓가로 회사를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나눠 배드뱅크를 통해 부실 자산 사업을 집중 관리했다.
팬디트 CEO는 배드뱅크의 회복으로 굿뱅크의 성장성 높은 사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릴 여지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드뱅크의 회복세로 자금 여력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이제 눈을 미래로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배드뱅크에 포함된 LCL에는 모기지와 자동차, 학생 대출, 신용카드 등 미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대표적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씨티의 배드뱅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한때 붕괴직전까지 간 미 금융권 전체의 부활로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해석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씨티가 금융위기 직전까지 미 금융권 전체를 대표하는 최고 은행이었기 때문이다. 씨티는 1998년부터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다.
최고 은행에서 금융위기를 통해 바닥까지 떨어지는 과정도 월가 몰락의 축소판이었다. 씨티는 금융위기 전까지 서브프라임모기지 등 신용위험이 높은 자산을 담보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남발했다. 이후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시장 경색이 겹치며 CDO 가치가 추락해 결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에 이르게 됐다.
배드뱅크의 회복과 함께 씨티의 부활이 가시화되면서 주가도 4개월만에 4달러대로 올라섰다. 주가가 1달러 아래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던 지난해와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주가 회복에 따라 미 정부는 씨티그룹의 지분 27%를 조기매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팬디트 CEO도 "경제와 증시가 좋아지고 있는 지금 정부가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 보유지분에 대한 미연방정부의 보호예수기간은 오는 3월16일로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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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팬디트 CEO는 올 ROA(총자산대비 순이익률)을 작년 1.15%에서 올해 1.25 ~1.50% 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