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정부인증도 못 믿어…패닉 빠진 개미들

공시·정부인증도 못 믿어…패닉 빠진 개미들

김동하 기자
2010.03.29 08:05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시총 4000억,녹색성장株의 감사의견거절 '논란'

한국증시의 개미투자자들이 '패닉(Panic: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니다. 얼마 전 시가총액 1800억원에 달하던 한국기술산업 상장폐지된 데 이어 최근 시가총액 4000억원이 넘는네오세미테크마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업의 공시를 믿고 투자한 개미들의 경우 분노가 넘칩니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2월12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47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13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약 40여일 후인 3월25일 정정공시에서는 순이익이 무려 471억원이나 줄어든 224억원의 적자로 바뀌었습니다. 영업이익도 313억원에서 293억원이 줄어든 2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매출액도 500억원 가까이 사라졌습니다.

공시를 믿고 투자한 개미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실적이 대규모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바뀐 것도 당혹스러운데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이 폐지될 위기까지 처했기 때문이죠. 네오세미테크는 대주주를 제외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육박합니다. 순식간에 3000억원이 넘는 개미들의 자산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네오세미테크는 태양광 및 발광다이오드(LED) 등 현 정부의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녹색성장'사업의 핵심주자입니다. 2008년 6월 디앤티를 인수하며 우회상장한 네오세미테크는 2008년말 산업은행으로부터 '글로벌스타'인증 기업으로 채택됐고, 지식경제부가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솔라셀용 Ge단결정 기판소재' 기술 개발사업자로 지정한 기업입니다. 지난달 말엔 김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 분석도 원망스럽긴 마찬가집니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해말 네오세미테크가 '저평가된 태양광 및 LED테마주라'라며 매수의견을 제시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녹색성장 수혜주로 네오세미테크를 거론하곤 했습니다. 물론 증권가와 언론에서 '위험 종목은 피해라'고 하지만, 무책임한 말일 뿐입니다. 정부기관이 인정한 녹색성장기업이자 영업이익 300억 이상을 거두는 코스닥 시가총액 27위 회사가 그 '위험종목'인줄 누가 알 수 있었을까요.

증권정보사이트 네오세미테크 게시판에는 절망감과 함께, '상장폐지는 아니다', '재감사를 받을 것이다'라는 기대감도 넘쳐납니다. 하지만 자산 100억원 이상 주식회사의 경우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의견거절은 즉시 상장폐지 대상입니다. 또 현실적으로 한 회계법인이 자신들의 감사의견을 번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의신청 후 소송전을 기대해야할 것 같습니다.

회계법인들의 '고무줄 감사'에 대한 비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기업가치를 후하게 쳐주다가 감리가 강화되자 상장사와 투자들을 절벽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해 인덕회계법인에서 올해 대주회계법인으로 감사기관이 바뀌었습니다.

공시도, 정부인증도, 증권가 보고서도 믿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개미 투자자들은 지금 '패닉'에 빠졌습니다. 증권정보 사이트에 오른 한 개인 투자자의 푸념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어떤 데이터를 믿고 투자를 해야 하나. 투자의 기본을 재수정해야 하겠다. 언제쯤 제대로 된 세상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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