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로 마무리된 올해 주주총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회장님들의 귀환'이다.
"다시 시작해야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23개월만에 경영에 복귀한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이건희 회장처럼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회장님들이 부쩍 늘었다.
예당과기륭전자는 전문경영인이 물러난 뒤 회장이 직접 단독대표에 올랐다.
대주산업(3,455원 ▼25 -0.72%)도 정은섭 대주산업 회장이 김창종 전무와 함께 신규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했고,태경산업(5,120원 ▼20 -0.39%)은 전문경영인인 신재강 단독대표에서 김영환 회장이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전문경영인인 각자대표가 사임하고 최대주주만 남은 경우도 많다.이녹스(13,370원 ▼670 -4.77%)는 19%를 보유한 장경호 회장이,일진홀딩스(10,320원 ▼30 -0.29%)는 55%보유한 최대주주인 허정석씨가 단독대표로 올라섰다. KEC도 전문경영인이 사임하고 곽정소 KEC홀딩스 회장이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주가로 보면 증시는 '회장님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
삼성그룹주들은 연일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으며 랠리를 즐기고 있다. 예당과 자원개발업체인테라리소스는 변두섭 회장이 5년만에 일선에 복귀하자 모두 9%넘게 오르며 화답했다. 기륭전자도 전문경영인을 '경질'하고 최동렬 회장이 복귀한 주주총회일 7%넘게 주가가 올랐다.
회장님이 빠진 충격 탓에 주가가 폭락한 경우도 있었다. IT소재업체인 SSCP는 1일 주가가 장중 하한가로 추락했는데, 전일 주총에서 창업자인 오주연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빠지고, 현 최대주주인 2세 오정현 대표 단독체제로 변경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기업 소유주의 복귀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위기를 맞아 과거의 성공경험을 되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외풍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는 긍정론이 주가에도 반영된다.
그러나 '회장님의 복귀'가 '정답'이라고 볼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단기적인 기대에도 불구, 장기적으로 기업주의 독단이 기업가치나 투명성제고에 걸림돌이 됐고, 이로 인해 주가도 발목이 잡혔던 과거의 사례들을 '지나간 일'로만 치부할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쉽게 과거를 잊었다간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게 우리 사회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