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규모를 키워 성장해야만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회사를 분할하고 종업원을 줄여 중소기업에 억지로 머물려하는 게 현실입니다."
종업원이 300명에 육박해 중소기업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한 사장은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회사 운영이 어려워질 게 뻔하기 때문에 업황이 좋은데도 인력을 충분히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이 300명 이상, 자본금이 80억 원을 초과할 경우, 유예기간(3년)을 지나 곧바로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때부터 세제감면과 대출우대 등 그동안 중소기업으로서 받았던 혜택은 줄어드는 반면 규제는 늘어난다. 중소기업의 최저한세율이 7%인데 반해 대기업은 10% 이상이어서 당장 세금부터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을 졸업한 업체는 조세와 금융, 하도급 등 여러 부문에서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나 LG전자와 같은 연간 수십조에서 100조를 넘어서는 매출을 내는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중소기업을 졸업한 기업들이 성장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되는 이유다. 이러한 '호리병'형 산업구조 하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경영난을 겪을 경우 국가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산업구조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달 '세계적 전문 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발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로 중견기업을 두고, 규제를 단계적으로 늘리기 위해 부담완화기간을 두는 등 중소기업을 졸업한 후 충격을 완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중견기업 육성전략이 입법 등 과정을 거쳐 하루빨리 법적인 효력을 갖고, 하도급법 개정 등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호리병'형에서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허리가 튼튼한 '항아리'형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