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7500억유로(약 1조달러) 구제계획의 `약발`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
유로 구제안 발표 이틀째인 11일 아시아 시장은 일제 약세로 돌아섰다.
도쿄증시에서 이날 닛케이 평균주가는 1.14% 하락한 1만411.1을, 토픽스지수는 1.34% 밀린 931.96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중국 긴축 부담 가중이 더 큰 이유이지만 0.5%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0.44% 하락)를 비롯한 호주, 홍콩 등 아시아 주요증시 모두가 초반 상승세에서 하락 반전후 밀린채 장을 마감했다.
발표당일 상승세로 돌아선 유로화도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 현재 전거래일 대비 0.83% 하락한(유로 약세) 1.2744달러를 기록중이며 엔화는 달러 대비 0.83% 강세다.
급속 안정세를 보이던 그리스 등 당사국들의 국채 수익률도 뛰어 올랐다(국채가 하락). 그리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영국 증시 개장과 함께 51bp나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온스당 0.46% 뛰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조정론도 없지 않으나 유럽의 전방위적 위기 대응책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며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삭소은행의 크리스티앙 블랍저그 수석투자가는 이날 "더 많은 빚을 만들거나 보증을 강요하는 것만으로 빚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시장은 EU나 유럽중앙은행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어떤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야마기시 나가유키 스트래티지스트는 "그리스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당장 면했지만 더 큰 문제는 풀리지 않은 채 단순히 미뤄진 상황"이라며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고질적 '문제국가'에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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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무디스는 유럽 구제계획에도 불구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 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그리스가 내핍 정책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정크 등급 부여도 마다 않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스템의 자금경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최근 급등세를 보인 은행 간 금리가 10일 유럽의 `담대한 계획` 발표에도 불구,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EU가 1000조원을 쏟아부으며 사수코자 한 유로화가 장기적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UBS와 바클레이는 달러/유로 환율이 1.2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상대적 경제 성장 둔화로 유럽 중앙은행(ECB)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보다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쓰비스 UFJ 트러스트&뱅킹의 사카이 토시코 통화담당 대표는 "시장은 단순히 유동성 수혈만으로 이번 위기가 정리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재빨리 깨닫고 있다"라며 "유로존의 고질적 문제는 지속될 것이며 유로화의 장기적 약세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시간 오전 11시 발표된 중국의 4월 경기지표는 결정적으로 투자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