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문형랩, 지금 웃을 때 아니다

[기자수첩]자문형랩, 지금 웃을 때 아니다

김진형 기자
2010.05.31 07:15

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상품중의 하나는 '자문형랩'이다.

자문형랩은 투자자문사가 운용을 대신해 주는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상품이다. 벤치마크와 싸우는 펀드와 달리 헤지펀드처럼 절대수익을 추구하는데다 최근 수익률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 한 달 사이에 판매액이 두 배로 늘어난 증권사도 있을 정도다.

자문사들은 밀려오는 돈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부 자문사는 수익률 관리를 위해 더 이상 자금을 받지 않기도 한다. 그동안 자문형랩을 취급하지 않던 증권사들은 서둘러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한 비명 이면에는 언제 상황이 돌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자문형랩을 운용하고 있는 한 자문사 대표는 "몇몇 '되는 종목'에 돈이 똘똘 뭉쳐 있다"고 말했다. 자금 유치를 위해서는 수익률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오르는 종목만 계속 사서 올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누구라도 먼저 팔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들이 '탐욕'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객의 탐욕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자금을 더 받으려는 자문사,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증권사들도 '탐욕'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매매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자문사에게 일정 수준의 이상의 회전율을 요구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투자자가 고수익을 좇고, 자문사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매매를 하는 것은 모두 당연하다. 자금이 물밀듯 들어올때 쏠림의 부작용을 고민해야 하는게 시장이다.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2006년, 2007년 몰려든 투자자들이 펀드운용에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의 고수익 보단,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하는게 자문형 랩의 인기를 이어가고 시장을 지탱할 수 있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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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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