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성공법칙 = 디자인 X 성능

K5 성공법칙 = 디자인 X 성능

지영호 기자
2010.07.21 12:24

[머니위크]기아차 K5 타보니

지난 5월 K5 시승행사가 있었다. 그래봐야 불과 1시간 남짓. 신차의 기능을 체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짧은 시승 경험을 토대로 시승기를 쓴다는 것은 자동차에 관해 특별한 지식이 없는 기자로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던 중 K5를 맘 놓고 타볼 기회가 생겼다. 간만에 기아차에서 시승 기회가 있다며 연락을 준 것이다. 이참에 베스트셀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꼼꼼히 체크해보리라는 마음을 먹고 안면도를 목적지로 잡고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봤다.

◆쏙 빼어난 디자인

디자인회사로 탈바꿈할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기아차다. 그만큼 기아차의 디자인은 세련됐다. 기아차의 디자인 혁명을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제품이다 보니 이름값 하나는 확실한 듯하다.

호랑이에서 따왔다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번에도 적용됐다. 전면부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헤드램프의 날카롭고 부드러운 선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끝 부분은 눈꼬리처럼 날카롭게 위로 올라갔지만, 사이드 미러쪽으로 부드럽게 돌아간 모습에서 세련미가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외부에서 보는 차량의 폭은 그리 넓어 보이지 않는다. 얼핏 봐서는 준준형급 차량으로 착각하기 쉽다. 트렁크 역시 마찬가지다. 깊이는 넉넉한데 폭이 왠지 좁아 보인다.

하지만 눈은 때때로 착각을 한다. 실제 확인해보니 전폭은 1835mm로 신형 쏘나타와 동일하다. 2010년형 SM5보다는 50mm 가량 더 길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실내 중앙부에 위치한 내비게이션, 오디오, 에어컨 등 조작부인 센터페시아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 운전석 방향으로 9.6도 당겨졌다. 운전자의 손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다가가려는 의도다.

운전석에 앉아 느끼는 9.6도의 차이는 컸다. 조작을 위해 몸을 숙이려는 습관이 무색해지기도 했다. 반면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는 조작을 위해 기존의 다른 차량에 탑승했을 때보다 몸을 더 움직여야 한다. 운전자 편의주의가 느껴지는 이유다.

스티어링 휠(핸들)은 작고 다이내믹한 인상을 줬다. 마치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킨다.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운전했던 경험도 K5에서는 추억거리가 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선이 아닌 전도성 발열 도료를 사용해 균일한 온도를 그립에 전달한다.

◆성능도 디자인에 뒤질세라

이제는 보편화된 스마트키로 잠자는 엔진을 깨웠다. 2.4GDI 엔진이 가벼운 떨림을 보내지 않았다면 시동이 걸렸는지 의심할 법 했다. 실제로도 시동이 걸렸는지 모르고 다시 꺼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BMW에서나 봤던 오르간 타입의 가속페달에 오른발을 올리자 경쾌하게 질주했다. 최고 출력 201마력의 힘이 느껴졌다.

안면도의 해안가에 우뚝 솟은 안면암을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고약한 엔진음이 변속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등산코스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비포장 자갈길도 무리 없이 등판하는 힘을 과시했다.

코너링은 만족스러웠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일정임에도 단 한번도 밀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차량 스스로 미끄럼을 파악한 뒤 각각의 바퀴에 브레이크 압력과 엔진 출력을 제어하는 기능이 적용된 탓이다.

K5의 연비는 13km/L.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식 연비일 뿐이다. 기자가 시승한 동안 의식적으로 정속주행을 유지시켜주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최적의 연비효율을 유지시켜주는 에코 시스템을 가동했음에도 연비는 10km/L가 조금 모자랐다. 틈틈이 성능 테스트란 명목으로 급가속을 하기는 했지만 기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밖에 완성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바이오케어 온열시트의 원적외선은 기자의 감각부족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5월 시승 현장에서 원적외선 방출량을 측정했다고 하니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구입 시 고려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가격 높아도 판매는 승승장구

‘형만한 아우 등장?’ K5의 출시를 앞두고 언론들이 중형급 세단의 절대강자인 쏘나타와 판매경쟁이 예상된다며 쏟아낸 말이다. 불과 한달 사이 'K5의 위협'이라는 표현은 이제 한물 간 기사가 됐다. 지난 6월 K5의 판매량이 신형 쏘나타의 그것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쏘나타가 우세하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6월 내수시장에서 쏘나타는 1만1282대가 팔린 반면 K5는 이보다 600여대가 적게 팔렸다. 하지만 차종별로 보면 K5의 승리다. 쏘나타의 판매량에는 신형 쏘나타와 함께 NF쏘나타의 판매량이 포함됐다. 반면 K5는 단일 차종이다.

엄밀히 NF쏘나타는 신형 쏘나타와는 다른 차다. 6월 한달 동안 신형 쏘나타는 9957대 판매되는데 그친 반면 K5는 1만673대가 팔렸다. 신차 효과라고 해도 쏘나타를 역전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내수판매 1위를 달린 바 있다.

K5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0모델이 1975만~2725만원, 2.4모델이 2825만~2965만원이다.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디자인과 성능의 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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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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