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한 여름 밤의 꿈

[광화문] 한 여름 밤의 꿈

윤석민 국제경제부 부장
2010.07.16 07:21

모토롤라의 스마트폰 `드로이드`가 나라별로 각기 다르게 이름이 불리는 것으로 보도됐다. 영화 스타워스에 사용된 명칭이어서 저작권에 묶인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연작 스타워스 시리즈에서 로봇군단을 일컫는 이 말은 안드로이드에서 유래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 의미는 인간 형상을 한 로봇이다.

영화중 드로이드 군단은 제다이 기사단을 중심으로 한 주인공들을 제압하려는 악의 제국 편이다. 이들은 감정없는 기계답게 무차별적인 공격과 물량으로 주인공들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SF적 상상이지만 이미 일부는 현실이다. 전쟁이 한창인 아프가니스탄 상공에는 프레데터, 리퍼 등 무인 조종기들이 누비고 다닌다. 이들 드로이드들은 정찰 활동을 펴다 정밀 타격을 가하기도 한다.

우리군도 휴전선 경계임무에 첨단감시장비를 시범 배치했다. 이 역시 로봇이다. 유탄발사기를 장착해 경계 감시 뿐 아니라 침투하는 적을 확인후 사살까지 할 수 있다. 군은 이러한 무인 로봇 전투장비들을 더욱 많이 실전 투입할 계획이다.

드로이드가 꼭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 3D업무를 대신하는 착한 산업용 로봇들도 많다. 4대강 환경감시임무도 물고기 로봇이 맡는다. 하지만 조금만 업그레이드하면 폭약물을 적재하고 적의 잠수함에 돌진할 어뢰 로봇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아직 초보단계지만 아군의 인명 희생을 줄이는 드로이드는 미래의 전장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보잉, 그루먼 등 거대 군수업체들도 신종 드로이드 개발에 열을 올린다. 가까운 장래에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인정사정없는 안드로이드들이 날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로봇도 약점은 있다. 스타워스를 보면 드로이드 군단에 몰려 항복직전에 놓인 주인공들이 드로이드를 통제하는 모함을 기습 장악해 전세를 한번에 돌려 놓는다.

아프간에서도 탈레반, 알카에다가 한 민간단체 시설을 공격해 참전이후 제일 많은 미국인 희생자가 났다. 추후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들은 프레데터 등을 원격 조정하고 있던 미 중앙정보부(CIA) 요원들이었다.

해킹도 문제이다. 탈레반은 30달러도 안되는 러시아제 시판 소프트를 이용, 미군의 무인조종기들이 보내는 영상을 고스란히 인터셉트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역추적해 통제소도 찾아낼 수 있었다.

더 끔찍한 일은 여러 SF물들이 다루는 로봇들의 반란이다. 인공지능 슈퍼 컴퓨터가 임의로 핵전쟁을 유발하고 통제를 벗어난 드로이드가 인류를 사냥하는 둠스데이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시 스타워스로 돌아가면 이를 보완한 것이 클론이다. 제다이들은 비밀리에 양성한 클론 군대의 힘을 빌려 로봇군단을 몰아냈다. 인간을 복제한 클론 병사들은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용감히 전투에 임했다. 이들도 한계는 있었다. 영화중 클론은 최고의 킬러인 살인청부업자 장고를 복제했다. 본성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클론군대는 악의 제국편에 선다.

터미네이터에서 기계 인간에 인간성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이 부분이 아쉬웠나 보다. 터미네이터를 용광로에 녹이더니 대신 아바타를 들고 돌아왔다. 자신을 대리해 새로운 경험을 얻고 감정을 나눈다면 무척 근사한 일이다.

나이가 찬 큰 놈이야 어쩔 수 없지만 어쩜 지 방에 틀어박혀 군대에 대신 보낸 자신의 아바타를 조종하고 있을 둘째 놈을 볼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슬슬 나타나는 열대야에 뒤척이며 꾸어본 한 여름 밤의 꿈 이야기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