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내수산업? 편견은 잊어주세요"

"설탕이 내수산업? 편견은 잊어주세요"

김희정 기자
2010.08.05 08:27

[인터뷰]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BU 부사장

-中 하얼빈에서 쌀 미강 단백질 생산… 필리핀엔 코코넛쉘 자일로스 공장 건축

-펩시에 혈당 낮춰주는 감미료 타가토스 납품 논의… 살 빠지는 설탕도 개발중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BU 부사장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BU 부사장

평균기온 영하 30℃. 문 틈새가 조금만 벌어져 있어도 다음날 출근하면 문이 얼어 열리지 않는다. 소변을 보면 오줌 줄기가 그대로 고드름이 될 것 같다.

지난해 겨울 중국 하얼빈의 CJ제일제당 쌀 미강 단백질 공장 공사현장 얘기다. 한 쪽이 강추위로 고생하는 사이 필리핀 민다나오섬 다바오에서는 영상 30℃를 넘는 폭염 속에서 코코넛쉘 자일로스 공장을 지었다.

이재호CJ제일제당(226,000원 ▲6,000 +2.73%)소재BU 부사장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소재BU(설탕, 밀가루 등 소재식품사업부문)는 60℃의 온도차를 넘나드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사실 설탕이나 밀가루는 전통적인 내수산업에, 국내시장에서조차 점유율이 고정돼있는 '경쟁의 무풍지대'다. 원당 값 폭등으로 설탕 값을 올리면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몰리기 일쑤다. 이 부사장은 "경쟁 부재의 문화를 타파하고 바꿔보자는 게 (이재현) 회장님과 임직원들의 각오"라고 말했다.

쌀 도정 과정에서 그냥 버려지던 쌀 미강에서 단백질을 추출하고, 딱딱해서 연료로만 쓰였던 코코넛쉘을 자일로스 원료로 쓸 수 있게 개발한게 새로운 도전의 대표적 사례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경쟁사들도 그냥 지나치거나 포기했던 원료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사슬(value chain)을 창출한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쌀 미강 단백질은 유전자변형식품(GMO) 이슈가 없고 알러지 유발 우려가 없어 콩에서 추출한 기존 대두단백질을 대체해 식품용 단백질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하얼빈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갔다.

필리핀 코코넛쉘 자일로스 공장은 오는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옥수수속대에서 추출한 자일로스보다 원가가 낮고 원료 수급이 안정적인데다 보관도 용이해, 일본 도요타통상에서 글로벌 영업을 자처해서 맡았다.

이 부사장의 또 하나의 야심작은 먹으면 혈당이 되레 낮아지는 감미료인 타가토스와 일명 '살 빠지는 설탕'으로 불리는 사이코스다. 그는 "제로(0) 칼로리 설탕인 아스파탐이 설탕 맛에 못 미쳐 외면 받았다면 타가토스의 단맛은 설탕에 92% 근접하다"며 "글로벌 음료회사인 펩시와 납품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타가토스의 생산 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에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인체 안정성 테스트 때문에 상업적으로 제품화하기까지는 1년 반~2년 정도 소요되겠지만 식품에 기능성을 입혀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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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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