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투자자문사는 얼마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운용 내역 관련 자료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전 만난 이 자문사 A사장은 걱정보다는 시종일관 싱글벙글이었다.
그는 "요즘 시장을 크게 앞서가고 있다"고 했다. 몇 달전부터 소외돼 있던 턴어라운드株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고 그게 최근 시장에서 적중했다는 것이다.
감독당국의 자료요청 대상에 포함된 것도 그만큼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라는 '자랑'이 곁들여졌다. 고객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A사장은 즐겁지만, 감독당국은 고민중이다.
너무 단기간에 자금이 자문형랩으로 몰리면서 부작용이 발견됐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제도개선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저 가입금액은 높이고 개별성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쏠림은 필연적으로 과잉과 거품을 만들어낸다.
올해 들어 자문형랩 자금이 외형상으로는 2조원 정도 늘어났지만 그 뒤에는 자문형랩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개인들의 자금이 열배는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쏠림 현상은 심했다.
또 막대한 자금이 일부 자문사로 몰리면서 투자자별 특성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준다는 자문형랩의 의미는 퇴색하고 일종의 펀드처럼 운용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문형랩 돌풍이 몰고 온 순기능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자문형랩을 통해 증권사에서 진정한 의미의 PB 서비스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기성품만 팔던 시대에서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주는 시대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의미였다.
펀드업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50~60개의 종목을 편입하던 펀드와 달리 자문형랩만큼은 아니지만 편입종목을 압축한 펀드들이 등장하는 등 펀드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최소화시키는게 정책의 역할이다. 쏠림의 부작용은 막되 이제 막 성장하는 시장은 죽이지 않는 대책이 나와주기를 시장은 바라고 있다.
자문사들도 '7공주'니 하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획일적인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색깔과 전략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와 투자자, 시장이 모두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