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안화 달러 대비 0.5% 절상…무역흑자 지속적 증가에 CPI도 대폭 상승
8월 한 달간 달러 약세에 편승해 오히려 절하 추세를 보인 위안화가 다시 빠른 속도로 절상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무역 흑자에 따른 미국의 절상 압력과 최근 중국 내부의 인플레이션 압박 가중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위안화는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달러 대비로 0.5% 절상됐다. 8월 한 달 0.6% 절하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급진전이다.
특히 지난 10일의 위안 절상폭은 두드러졌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7625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이 1994년 기준환율 고시제를 도입한 이후 달러 대비로 가장 절상된 수준이었다.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로 0.1% 절상됐다.
◇무역흑자 지속적 증가…美 절상압박 재차 고개들어=9월 들어 위안화 환율 추세에 일대 반전이 나타난 것은 중국의 무역 흑자가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웃돌며 그 동안 위안 절상과 무역 흑자폭 축소를 요구한 미국과 관계가 불편해진 영향이 크다.
중국 해관총서는 10일 중국의 8월 무역흑자가 20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269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 157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그동안 무역 흑자폭 축소를 요구해 온 미국을 자극했다.
때 맞춰 그 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절상 압박도 가중됐다. 지난 주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필두로 중국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은 위안 절상과 관련된 문제를 공식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미 의회 관계자들은 이 기간 미중 무역 불균형과 빠른 위안화 절상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무부 주요 인사들이 "최근 위안 절상은 바람직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절상이 필수적"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음 주 미 의회는 중국 위안화 절상 추세와 관련된 입장을 정리하는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국내 인플레 압박 가중…금리 인상보다 위안 절상부터?=인플레 압박이 2년 여 만에 최대폭 가중된 중국 내부 경기상황도 최근 위안화 강세 반전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례적으로 8월 경기지표 발표 시기를 앞당겨 지난 11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곡물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는 것이 통계국의 설명이지만 신규대출과 산업생산 등 다른 경기지표 역시 큰 폭으로 뛰어 인플레 압박이 가중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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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일단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상승세를 조절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달리 말하면 위안화 절상 등 수단을 통해 물가를 조절한 뒤 향후 추이를 봐서 금리 상승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과도 같다. 통화를 절상하면 수입물가가 떨어져 국내 인플레 압박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중국은 지난 6월 2년 만에 고정환율제에서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며 가중되는 인플레 압박을 완화코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향후 절상폭은 '제한적'…美 압박 가중되나?=전문가들은 이같은 국내외적 필요에 따라 향후 위안화는 지속적으로 절상되겠지만 절상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스톤&매카시 리서치의 톰 오릭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위안화를 제한적 속도로 절상시킬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미국의 기대만큼 중국이 절상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양국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년 뒤 달러 가치를 예견하는 12개월물 위안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0일 현재 위안/달러 종가 6.7708위안보다 1.7% 낮은 6.6555위안을 기록중이다. 향후 위안화가 달러대비 1.7% 절상될 것으로 외환 트레이더들이 전망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