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야쿠르트 경동지점 중앙점 심순래씨

매일 아침 소공동 빌딩 숲 사이로 빠짐없이 노랑 캐링카가 등장한다. 현재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가운데 최고참인 심순래(67·사진)씨의 애마다.
심씨는 매일 아침 5시까지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국야쿠르트 경동지점 중앙점으로 출근해 아침 7시부터 그의 '나와바리(관리구역)'인 한진빌딩 고객들을 일일이 방문한다. 38년째 매일 아침 나누는 인사가 새로울 게 있나 싶지만 심 씨는 아직도 고객들이 반갑다.
심 씨가 야쿠르트 아줌마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73년. 당시만 해도 기혼여성들이 밖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여자라고 집에서 살림만 하란 법이 있냐. 이제는 여자도 나가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친정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일을 시작하게 됐다.
두 아들을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한국야쿠르트 직영점을 찾은 심 씨는 일주일간 교육을 받고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직업을 갖게 됐다. 처음 근무했던 당산점에서는 가장 막내여서 선배 야쿠르트 아줌마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캐링카를 몰고 나서면 자신감이 넘쳤다.
처음 일을 시작한 지역은 영등포 시장. 시장이 너무 넓은 탓에 각 구역별로 기간을 두고 야쿠르트 판촉활동을 벌였다. 시장상인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자, 드디어 야쿠르트 주문이 들어왔다.
그렇게 처음 번 수수료가 1만9000원. 당시 쌀 한 가마니가 3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입이었다. 수수료를 알뜰히 살림에 보태면서도 내집 마련을 위해 꼬박꼬박 저축했다. 1985년 한일은행이 전국에서 발탁한 2명의 모범저축미담상의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고 내집마련의 꿈도 이뤘다.
사내 최우수 판매점으로 뽑히기도 하고 일반인들에게 해외여행이 생소했던 1978년에는 열흘간 일본에 방문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20년간 극진히 모셔 '장한어머니'상도 받았다. 두 아들은 대학을 졸업해 큰 아들은 대기업에, 작은 아들은 전문직에 종사한다. 이제 손자도 셋이다.
이제 쉴 만도 한데 아직 은퇴는 먼 얘기인 것 같다. 심 씨는 "자식들은 저만 보면 이제 집에서 편히 쉬라고 하지만 매일매일 정든 고객들을 만나는 것이 좋아서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