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신한지주 최고경영진의 기준
신한금융그룹 최고경영진 간의 갈등은 결국 시기가 문제일 뿐 CEO 전원 교체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한은행 창립 주체이자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한금융지주 재일동포 주주들이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은행장 등 ‘신한 3인방’의 동반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금융감독당국에서도 이들 모두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분위기다.

향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금융계에서는 벌써부터 ‘포스트 라응찬’에 대한 다양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중에는 신한지주 자회사 현 대표도 있고, 전직 대표도 있다. 물론 신한지주와 관련이 없는 정부 주변 인사들도 있다.
실제로신한지주(96,700원 ▲5,300 +5.8%)에 새 경영진이 들어선다면 이들이 갖춰야 할 자격은 무엇일까? 학계와 경제단체에서 3명의 전문가에게 답을 들어봤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상대학 교수
주주-정부-시장과 조화 이룰 인물

신한금융그룹의 최고경영진이 모두 바뀐다면 최우선적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사람이 와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주주가 원하면서도 정부와 원활한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경영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사가 최대한 자율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현재는 정부 당국의 ‘금융기관 때리기’가 심한 상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이 문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최근 위기의 원흉으로 금융기관을 꼽고 있고, 11월 개최되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중요 주제 중 하나도 바로 금융규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은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정부쪽과 우호적 관계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인사가 올 경우 관치논란에 휘둘릴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관치다. 따라서 관치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관치를 하지 말자가 아니라 덜 하자는 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물론 관치에 대한 경계는 해야 하지만 100이 들어올 때 50~60으로 막을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특히 관료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시장, 정부, 국민, 주주, 직원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안배가 필요하다. 즉 최고경영진의 인적 포트폴리오를 주주-정부-시장에 적합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신한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3명 중 1명 이상은 내부승진이 아니라 정부와 사이가 좋은 인사를 밖에서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위기관리와 강한 리더십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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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한은행과 신한지주는 톱매니지먼트가 잘 움직여서 고도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은행장 등 최고경영진들의 분열과 일본 대주주들의 동반퇴진 요구 등으로 인해 심각한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CEO는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신한은 그동안 큰 위험 없이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직관리 리스크 경험이 적었던 기업이다. 따라서 위기관리에 강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최고경영진에서 분열이 생긴 것 인만큼 내부적 통합도 급선무다. 즉 새로운 CEO의 역량 중 위기관리와 통합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두번째로 이번 신한금융 사태는 대외적으로 그동안 갖고 있던 신한은행의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새로운 경영진은 신한금융, 신한은행의 이미지를 회복시켜야 한다. 신한의 얼굴 역할을 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내부승진 원칙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급작스런 최고경영진의 대립 속에서 CEO로 제대로 커 온 사람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내부승진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능력 있는 외부 인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관료 출신을 ‘관치’라는 이름으로 반대하고 있는데, 공무원 출신이라고 다 관료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민이냐 관이냐는 출신보다는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가를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내부승진이든, 민간에서 오든, 관료출신이 오든 개의치 말아야 한다.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
투명성과 도덕성 갖춘 인물 필요

신한금융의 최고경영진 갈등으로 인해 그동안 갖고 있던 신한의 대외 신뢰도와 투명성이 추락했다. 신한금융, 신한은행이 리딩뱅크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회의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뽑을 때는 이사회나 주주들이 내부의 이익 극대화보다는 거시적인 판단기준에 따라 고객과 국민 등 외부의 불신을 씻고 신한이 리딩뱅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인물을 고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은행은 일반 사기업보다 더 강한 잣대로 투명성과 도덕적 경영을 따져야 한다. 따라서 투명성과 도덕적 경영에 확신을 줄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현재 신한금융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내부 문제를 추스르는 관점으로 가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신한의 경영을 혁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고, 투명경영 가치를 가진 인사라고 평가받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신한금융은 그 특성상 재일동포 주주의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재일동포 주주를 의식한 포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재일동포 주주들도 신한은행이 잘 돼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하지 말고 신한은행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관료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할 필요가 없다. 관료 출신이라고 다 관치는 아니다. 관료 출신이어도 민간경영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고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우월성이 검증 된다면 당연히 영입해야 한다.
관치는 금융회사에 과도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하면서 권력친화적 인사를 앉히는 것이다. 이런 낙하산식 인사는 당연히 주주와 이사회에서 강력히 차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