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심사가 종료된 게 아니라 세액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유기농 백태(두부의 원료)는 여러 단계를 거쳐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어요."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294억원의 관세를 추징당한 풀무원홀딩스의 항변이다.
풀무원홀딩스는 현금흐름이 여의치 않자 지난 3일 사업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으로부터 140억원을 빌려 관세청에 납부했고 다시 이 차입금을 갚기 위해 2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지난 17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 역시 갑작스레 목돈을 지주회사에 빌려주면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지난 16일 4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과 풀무원홀딩스 모두 신용등급이 'A-'로 우수해 채권이자율은 4%후반이다. 9월 말기 준으로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149.6%, 풀무원홀딩스는 112.8%라 재무구조도 안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무고하다'는 풀무원그룹의 항변과 달리 풀무원 그룹은 이번 관세추징으로 시장에서 상당 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갑자기 수백억 원에 달하는 추징 관세를 내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를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는 드물다.
시장과의 소통도 부족했다. 풀무원그룹은 관세포털 혐의에 대해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분명한 해명을 꺼려왔다. 풀무원식품을 지주회사의 완전 자회사로 바꾸고 상장 폐지한 후로는 기업 내용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풀무원그룹이 풀무원식품의 상장폐지 방침을 밝힌 2008년 9월 이후 지금까지 상장사로 남은 풀무원홀딩스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단 한건도 없었다. 풀무원홀딩스의 주가는 2009년 2월초 8만5500원까지 치솟았다가 맥없이 빠져 현재 27일 현재 4만3000원으로 내려앉았다.
풀무원식품 상장 폐지 당시 풀무원그룹이 내건 명분은 '기업지배구조 투명화와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 강화'였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과 지배구조 투명성은 높아졌을지 몰라도 이후 풀무원그룹의 정보공개와 '경영' 투명화는 오히려 멀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