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의 고민, '을지병원 허용했다간…'

복지부의 고민, '을지병원 허용했다간…'

김명룡 기자, 최은미
2011.01.04 18:38

보건복지부가 '고민'에 빠졌다. 을지병원 문제를 잘못 풀었다가는 의료계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의 영리 추구를 공식 허용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을지병원이 영리법인인 연합뉴스의 TV주주로 참여하면서 '주주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해야 할 방통위가 법적 해석을 복지부로 떠넘기면서 불똥이 복지부로 튀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가 4일 일부 기자들에게 "복지부와 논의한 결과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날 "실무자 차원에서 의료법상 관련 제재 규정이 없다는 선의 답변을 한 것"이라며 대변인실을 통해 "(이제)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복지부가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법 49조 1항에 규정된 부대사업(의료인 양성·교육 사업, 의료·의학 조사연구, 노인복지시설, 장례식장, 부설주차장,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운영, 구내 식당 등) 범위를 벗어나 영리사업을 허용할 경우 이어질 파장 때문으로 보인다.

을지병원 등은 자산운용차원의 단순 투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선 보도채널 출자는 유동성 있는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는 달리 신설법인의 주요주주로 출자하는 것으로 주식의 유동성이 없고, 주요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어서 단순투자로 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인이 의료법 및 하부 위임령에 열거되지 않은 사업체(방송사업자)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는 게 중론이다. 복지부가 이를 허용해줄 경우 다른 의료법인이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를 비롯해 영리법인의 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을 공식 허용해주는 셈이 된다.

이와 함께 이번 사안은 그동안 의료계 일부에서 주장해왔던 투자개방형병원(일명 영리병원) 도입과도 맞물려 있다.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투자를 허용할 경우 '병원이 일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데, '일반 기업도 병원에 투자'하는 게 안되느냐고 논리를 펼 경우 이를 방어할 방법이 궁색해진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의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나 개인이 병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개방형병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보건복지부는 "안된다"는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을지병원의 방송진출을 허용할 경우 복지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문제를 양산할 소지가 있어 복지부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복지부가 국내 최대 관영 통신사격인 연합뉴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복지부는 늦어도 5일 법률검토를 의뢰해 일주일 후 쯤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복지부가 병원의 영리법인 투자 물꼬를 틀 경우 이어질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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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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