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몇년 내 랩위기 오지 않는다"

"향후 몇년 내 랩위기 오지 않는다"

김성욱 기자
2011.02.24 10:50

[머니위크 커버]랩 폭탄 진단/ 김영익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한국창의투자자문은 지난해 11월 설립도 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증권사에서도 이곳의 자문형랩을 팔기위해 먼저 접근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창의투자자문이 이처럼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호화 경영진 때문이다.

창의투자자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을 역임하고 미래에셋 디스커버리펀드 붐을 주도한 서재형 대표와 국내 최고의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대신증권 및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김영익 리서치&마케팅관리부문 대표가 함께 설립했다.

그 명성처럼 한국창의투자자문은 운용을 시작한지 두달여 만에 18개 증권사를 통해 1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은 스타 투자자문사로 등극했다.

김영익 리서치&마케팅관리부문 대표를 만나 논란이 되고 있는 자문형랩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자문형랩의 수수료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시각은?

A. 자문형랩에는 주식거래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거래가 잦은 사람은 랩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자문형랩 수수료는 증권사에서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자문사에서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다. 수수료 경쟁은 증권사의 몫이다. 그러나 미국의 사례를 보면 수수료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국내 증권산업도 서비스 경쟁을 지향해야 하는데 과연 지금 그 수준에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수료보다는 서비스가 더 중요한 것이 증권산업이고, 자문형랩이다.

Q. 투자 종목수가 적기 때문에 시장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A. 대부분의 랩들이 20여개 종목에 한정해 투자를 하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라 생각된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보면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저성장국면에서는 잘 나가는 종목만 더 잘 나가는 차별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잘 나가는 종목에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Q. 시장이 나빠지면 펀드런 같은 현상이 자문형랩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A.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자문형랩을 주식시장에 한정하기 때문이다. 자문형랩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주식만 따지면 7조~8조원 정도다. 아직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있다.

솔직히 주가가 폭락하면 현금비중을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위기가 오면 랩도 의미가 사라지고 자금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국내 주식시장에 위기가 올 것인가 하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향후 몇 년간은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향후 헤지펀드가 도입된다면 새로운 리스크 관리 수단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2014년경이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금융긴축이 나올 것이고 이로 인해 주식시장은 떨어지고 채권금리는 오르게 된다. 즉 채권투자의 적기가 된다. 현재의 랩에 멈추지 않고 헤지펀드로 발전한다면 다양한 분야로 투자처가 확대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Q. 최근 몇주간 외국인의 매도로 시장이 힘을 잃었다. 국내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 선진국에 비해 기대감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아시아지역이 많이 오른데다 환율이 떨어져 시세차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시 유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에는 외국인들이 다시 살 것으로 본다. 우선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상태가 여타 아시아국가에 비해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 외국인들은 아시아를 하나로 보기 때문에 국내 인플레이션 문제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여타 아시아 국가와 우리나라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 다시 올 것이다.

우리나라 PER은 9.7배로 아직은 선진국의 13배에 비해 낮다. 물론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의 이익전망치를 낮춰 잡으면 PER이 높다고 할 수는 있다.

문제는 정부 당국에서 물가안정책으로 기업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업의 제품가를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의존도가 큰 국내 상황을 감안한다면 금리보다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그런데 환율도 당국에서 일정 수준 관여하고 있다. 환율이 조정된다면 외국인들은 살 것이다.

Q. 자문형랩도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문사의 역량보다는 증권사와 영업점 직원의 영향에 의해 선택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A. 그래서 증권사 PB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객이 다양한 랩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PB가 시대정신에 맞는 랩을 선택해줘야 한다.

현재는 자문형랩이 비슷비슷한 점이 많지만, 향후에는 차별화된 자문사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Q. 창의투자자문은 어떤 차별화 전략이 있는가?

A. 우리는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3년 내지 5년간 투자하자는 전략을 갖고 있다. 장기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종목도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는 1등 주식 위주로 운용되며 매매도 거의 하지 않는다. 우리는 ‘뉴스가 편한 엄마 같은 주식’만 골라 투자한다.

랩의 적정 종목수를 정할 수는 없지만 15개 안팎에서 투자한다. 20마지기 문전옥답(門前沃畓)이 있는데 가기도 힘들고 확인도 안 된 강 건너 100마지기짜리 땅에서 농사를 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3년 후 우리가 매도해도 꾸준히 오를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래야 그 주식을 산 사람도 손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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