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어닝시즌 본격화, 중소형주를 노려라
업종 대표주에 치여 움츠려 있던 중소형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외국인들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로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중소형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금융위기 이후 중소형주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데다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봄은 늦었다. 하지만…
올해 초, 아니 시간을 조금 더 당겨 지난해 말로 돌아가 보자. 중소형주 장세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기면서 그동안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대형주의 힘이 빠지면 중소형주가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란 얘기였다. 전통적으로 1월 초까지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2월부턴 중소형주가 바통을 넘겨받아 왔다는 분석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시에선 여전히 대표주가 활개 쳤다. 고유가에 GS, S-oil, SK이노베이션 등 대형 정유주가 날개를 달았고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에 덩치 큰 건설주가 질주했다.
정보기술(IT) 대장주 삼성전자는 업종 강세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발표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난 1월28일 종가 101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런 대형주 장세에서 중소형주는 여전히 '찬밥'이었다.
중동·북아프리카 정치 불안, 중국 긴축, 일본 대지진 등 대외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2월 들어 증시가 하락할 때도 중소형주는 빛을 못 봤다. 오히려 더 매를 맞았다. 그나마 변동성이 작은 대형주에 돈이 몰렸고 2월 한달 동안 중형주지수는 7.61% 주저앉으며 코스피지수(-6.30%)보다 약세를 보였다.
주눅 들어있던 중소형주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3월 중순 증시가 살아나면서부터였다. 3월15일 코스피지수가 1923.92로 바닥을 치고 반등하면서 몸집이 가벼워진 중소형주는 한발짝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3월21일부터 4월7일까지 중형주지수는 9.18% 상승하며 대형주지수 상승률(6.83%)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12%)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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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서야 중소형주인가
지난 2년 동안의 증시 상승장은 대형주 중심의 이익 증가와 외국인 매수가 이뤄낸 작품이었다. 대형주의 이익증가는 금융위기 이후 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글로벌 경쟁우위, 그리고 녹색·스마트·하이브리드라는 테마가 이끌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던 국내 대표 기업들의 올해 전망이 시큰둥하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 떨어지고 물가 압력을 못 견딘 정부도 이를 용인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의 이익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증권가에선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도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4.2% 줄어든 성적을 내놓는 등 산업계에서 비중이 큰 주요 IT 기업들이 고전하면서 전체 기업의 이익 전망도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1월 말 실적전망치와 비교해보면 4월 초 시점에서는 1% 정도 하향 조정됐다.
2분기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로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주류다. 그동안 동력이 됐던 녹색과 모바일 모멘텀도 한풀 꺾였거나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성장'이 전부였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얘기다.
'얼마나 성장할 것이냐'를 잇는 다음 타자는 '얼마나 싼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1∼300위의 중형주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 정도다. 현재 코스피가 예상 PER 10.8배, 예상 PBR 1.3배로 거래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이미 오를 만큼 올라 부담스러운 대형주의 대안으로 딱이다.
추천 중소형주로는 4월 중순부터 본격화될 어닝시즌에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종목이 꼽힌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매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저평가 매력과 함께 실적 모멘텀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K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코오롱인더(70,100원 ▼400 -0.57%),GS홈쇼핑,LG패션(22,200원 ▲600 +2.78%),지역난방공사(93,100원 ▲3,400 +3.79%),대덕전자(14,000원 ▲480 +3.55%),파라다이스(18,190원 ▼700 -3.71%),파워로직스(5,130원 ▲120 +2.4%),크라운제과(7,110원 ▲410 +6.12%),티에스엠텍등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올해 PER과 PBR 밸류에이션이 시장을 밑돌아 저평가 매력이 존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시장을 웃돌아 수익성이 존재하는 중소형주 가운데 ▲이익 전망 컨센서스에 미반영된 리스크가 존재하는 종목들은 제외했다.
◆그래도 중소형주는 불안하다면
중소형주 직접 투자가 불안하다면 펀드가 대안이다. 올해 1분기를 주름잡은 국내 주식펀드는 단연 중소형주펀드였다. 평균 11.7% 수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4.34%)은 물론 코스피지수 수익률(3.41%)을 크게 웃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펀드가 14.73%,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가 13.34%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펀드는 2007년 11월에 출시된 상품이다. 지난해에도 37%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45%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6%)의 두배 가까운 성과다. 이 펀드는 성장성은 높지만 저평가된 중소형 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한다. 시가총액 4000억원 이하의 종목이 대상이다. 50여개 종목의 투자 비중을 각각 2~3%로 유지하며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1분기 대표적인 대형주펀드인 삼성그룹주펀드와 배당주펀드 등은 부진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주력인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수익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