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 110억원과 풋옵션 250배"

"마늘밭 110억원과 풋옵션 250배"

최명용 기자
2011.04.12 11:41

[최명용의 씨크릿머니]주식은 도박인가 투자인가

김제 마늘밭에서 나온 22만장의 5만원권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무려 110억원이란다. 현모양처의 귀감인 신사임당의 얼굴이 도박자금으로 얼룩져 마늘밭에 묻혀 있었으니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110억원'을 바라보는 직장인들은 허탈하다.

그저 온라인 도박판 '자릿세' 뜯어 번 돈이 이 정도란다. 아직 찾지 못한 돈만 해도 60억원이다. 매년 연봉 협상에서 몇십만원 더 올려 받으려 읍소해야 하는 '계약직' 월급쟁이로썬 억단위 도박자금에 사회를 향한 배신감마저 느낀다. 나도 포털업체 직원과 공모해 '짱구방'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대박', '폭등', '1000만원으로 100억원 만들기' 같은 말들이 난무하는 증시의 투자자들에게도 늘 '도박'이냐 '투자'냐 하는 질문이 따라다닌다.

작년 11월 11일 옵션쇼크가 났을 때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풋옵션 대박' 기사였을 것이다. 도이치증권이 매물 폭탄을 던지면서 주가가 급락, 옵션만기일 풋옵션 값이 요동을 쳤다. 특정 종목은 단 10분 사이에 250배의 수익을 올렸다. '25억원을 벌었네, 몇 억원을 벌었네' 하는 루머가 확대 재생산돼 여의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일본 대지진 때에도 ELW 시장이 요동을 쳤다. 엄청난 피해에 인간적인 마음으로 애도를 표했지만 주식 시장 한켠에선 풋ELW으로 한 몫 두둑히 챙긴 '꾼'들이 있었다. 지난달 15일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 요동치면서 ELW는 하룻동안 두배 이상 값이 오른 종목이 수두룩했다. 일부 풋ELW는 2000~30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리매매 종목은 어떤가. 매년 상장폐지 종목이 정해지는 3월 4월초엔 폭탄돌리기가 반복된다. 상장폐지를 앞둔 1주일간 거래되는 정리매매종목은 상하한가 제한이 없어 하루에 30~50%씩 등락을 거듭한다. 내일이면 더 이상 거래가 불가능한데도 이를 이용해 한건 올리려 주식을 매집하는 '꾼'들이 있다. 또 이 꾼들을 따라 매수 주문을 넣었다가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도 항상 있다.

주식시장에서 도박의 성격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돈을 벌겠다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그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가 도박과 투자의 갈림길이다.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성장률만큼의 수익을 노린다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처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실적 우량주에 장기 투자한 '투자자'는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한 탕에 몇 배, 몇십배를 노린다면 도박이나 다름없다. 도박꾼의 말로는 항상 비참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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