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소셜커머스, 속타는 소비자

돈버는 소셜커머스, 속타는 소비자

문혜원 기자
2011.04.28 09:34

[머니위크 커버]긴급점검, 소셜커머스/ 소비자·업주 피해 백태

최고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커머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진한 법이다. 소셜커머스시장이 커지고 소셜커머스업체가 늘어나면서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와 벤더(판매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도 1위 업체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는 항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소셜커머스에 피해를 당한 한 소비자의 "광고할 돈으로 소비자에게 보상이나 하지. 이건 소비자 등골을 빼서 광고 매체에 갖다 주는 꼴"이라는 비난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도대체 이 시장이 어떻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소비자 피해 백태

소셜커머스 소비자 카페(cafe.naver.com/socialconsumer)와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통해 소비자 피해 형태를 알아봤다.

#1. 생색내기

대구의 한 생선초밥집은 티몬을 통해 1만9000원짜리 식사권을 50% 할인된 9500원에 내놨다. 처음 소비자들은 "이건 사야해!"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곧 이어진 상품평은 구매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다른 쿠폰업체를 통해 이 식사권의 가격이 현금가 1만원, 카드가 1만20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 5% 할인을 하면서 50% 할인으로 뻥튀기를 한 것이다.

또 다른 스파게티 전문점은 7만원이라는 코스요리 식사권을 절반 가격인 3만5000원에 판매했다. 이 역시 원가는 5만원. 35%에 불과한 할인율을 50%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 쿠폰을 이용한 한 소비자는 "속은 기분"이라며 "믿었던 업체에 배신감이 크다.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메뉴를 출시하며 평소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이를 할인해준다는 식의 사례도 제보되고 있다. 높은 할인율이라고 생색을 내지만 실상은 할인율이 크게 다른 경우다.

#2. 쿠폰 고객은 공짜 손님?

티몬에서 판매한 프랜차이즈 떡볶이의 사례는 유명하다. 1만5000원짜리 세트 메뉴를 반값인 7500원에 사먹을 수 있는 쿠폰이었다. 하지만 쿠폰을 사용하려고 하니 쿠폰을 거부하는 매장이 부지기수였다. 쿠폰을 받아준 매장도 가격에 못 미치는 양을 주거나 서비스도 엉망이었다. 한 소비자는 "쿠폰을 제시하니 자리에 앉아 먹을 수 없었다"며 "거지 취급을 당한 기분이다. 다신 안 가겠다"고 말했다.

총 5308명이 구매한 이 쿠폰은 최초 판매 시에는 102개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했으나 이후 20개로 매장을 축소했다. 소비자의 항의가 거세지자 티몬 측은 결국 일부 매장에 한해 환불결정을 내렸다. 문자메시지를 통한 공지에는 '환불해 드릴테니 구매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없었다.

#3.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

M리조트의 얘기다. 이 업체 역시 티몬을 통해 지난해 10월, 75만원 상당의 숙박권을 19만900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구입한 소비자들은 마감 기한이 다 될 때까지 예약하기가 어려웠다. 예약을 하려고 할 때마다 룸이 다 차 있었기 때문이다.

5월로 예정된 예약 마감시한이 가까워오지만 예약을 한 티몬 고객은 극소수다. 조급해진 소비자들은 티몬 측에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 티몬 측에서 환불 기한을 2010년 10월17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항의가 거세지자 티몬 측은 "예약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공지글을 올렸다. 환불에 대한 공지는 없었다. 결국 자체적으로 환불을 한 소비자는 "환불까지 한달이 넘게 걸렸다"며 "티몬 측도 무책임하다. 사용도 못하게 하면 어쩌냐"라며 성토의 글을 올렸다.

이 업체의 숙박권을 구입한 또 다른 고객은 "빨리 환불처리하지 않으면 소비자들끼리 단체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분노를 표현했다.

◆벤더들도 할 말은 있다

피해를 입는 것은 소셜커머스에 참여한 벤더들도 마찬가지다. 홍보효과를 노리고 참여한 이들은 매장 실정과 맞지 않게 너무 많은 고객들이 몰려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소셜커머스에 참여한 벤더의 한 점주는 "소셜커머스업체로부터 재방문율이 20~30%가량 된다고 들었지만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었다"며 "(소셜커머스업체에 지불하는)지금의 수수료(업체별로 20~30%) 책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점주는 "시간을 쿠폰 행사 전으로 돌리고 싶다. 지역주민에게 한달 동안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게 훨씬 홍보효과가 컸을 것"이라고 후회의 심정을 내비쳤다.

준비나 검증이 되지 않은 벤더를 선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오금동의 한 식당은 소셜커머스 행사로 밀어닥치는 고객을 상대할 수 없어 결국 판매를 조기 종료해야 했다. 이 식당은 소셜커머스로 인해 오히려 홍보에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빅3' 소셜커머스라 안심?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2월에 소셜커머스 피해사례를 조사한 결과 43개 업체에서 10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 중 상위 3개 업체인 티몬, 위메프, 쿠팡은 22건으로 21%에 달했다. 티몬은 11건, 위메프가 7건, 쿠팡이 4건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업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소비자의 피해가 상당하지만 대표적인 소셜커머스업체인 티몬과 위메프는 책임을 업체에만 떠넘기고 있다. 자신들은 중개업자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말은 이와 다르다. 공정위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에는 청약철회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상품을 공급한 후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계약 내용이 다를 경우에는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G마켓이나 옥션 등의 온라인 쇼핑몰은 중개업체로 상품을 판매할 공간만 내준다. 따라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업체는 벤더의 선정과 홍보를 주관하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돼 이와 같은 조항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피해에 대한 보상 역시 소셜커머스업체가 지불해야 한다.

소셜커머스 피해 막으려면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급증하는 소셜커머스 피해에 대처하기 위한 요령을 내놨다. 업체 측이 정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 같은 조치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소비자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소셜커머스업체와 벤더가 모두 믿을 수 있는 사업자인지 확인한다.

▶ 소셜커머스업체가 통신판매업 신고를 했는지 행정기관에 확인해 보고 상담전화가 연결이 잘되는지 확인한다.

▶ 벤더가 판매하는 메뉴와 가격 등을 미리 확인한다.

▶ 이용약관과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환불 가능 여부와 유효기간을 확인한다.

▶ 과장광고 및 계약내용과 상이한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가격과 비교해 구매하고, 특히 선불을 요구하는 업체의 경우 꼼꼼히 이를 확인한다.

▶ 소셜커머스 이용과 관련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상담센터(1372번) 등 소비자 상담기관에 신고한다.

소셜커머스 소비카페 개설한 '방장언냐'

"사기나 다름없는 불법행태, 바로 잡아야"

소셜소비자 카페를 개설한 정모씨(35)는 일반 직장인에서 소비자의 대변인이 됐다. 그 역시 소셜커머스업체 피해자. '방장언냐'라는 아이디를 쓰는 그는 아내에게 수분크림을 사줬는데 이 크림 광고가 허위로 밝혀진 것.

판매 규정에도 허위사실은 계약 철회 대상이기 때문에 그는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고객센터의 대응도 무성의했다. 그는 게시판에 환불요청과 해당 제품 중지를 요구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이 글마저 계속 삭제되자 결국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피해 구제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가 가장 분노하는 부분은 업체의 불성실한 태도다. 판촉할 때는 소비자의 문의에 성심껏 답하지만 이후 환불문의는 감감 무소식이라는 것. 그는 "허위사실 유포는 사기나 다름없다"며 "소비자에게 약관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조언하기 전에 소셜커머스의 불법행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씨는 현재 '클릭데이 사기사건'으로 피해 소비자의 의견을 취합해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클릭데이 사기사건은 물건을 판매하고 해당 업체에 판매금을 지급하지 않아 소비자가 피해를 본 '먹튀' 사례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경찰의 조사에 응했다. 정씨는 "자신이 벌여 놓은 일이라 마무리 짓겠다"면서도 "업체가 너무 많아 버겁기도 하다"며 힘든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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