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는 황금알? 곪은알?

소셜커머스는 황금알? 곪은알?

이정흔 기자
2011.04.26 10:11

[머니위크 커버]긴급점검,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시장의 빛과 그림자

“쿠폰 갖고 가면 직원이 무시해요. 아예 고객을 ‘쿠폰’이라고 부르던데요.”

“쿠폰 음식 외에 추가 음식을 자꾸만 권유하는 게 불편했어요.”

지난 2월, 소셜커머스 메타 사이트인 쿠폰잇수다에서 재미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름하야 ‘소셜커머스 대실망 공모전’. 그중 공모전에 참가한 절반 이상이 꼽은 불만 내용이 바로 위와 같은 경우였다.

지난해 5월 국내에 처음 등장한 소셜커머스는 새로운 유통의 흐름을 보여줬다. 그리고 1년새 눈에 띄는 급성장을 이뤘다.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상위 업체들의 광고 전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성장을 이룬 탓일까. 여기저기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제 갓 1살, 뼈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소셜커머스시장을 들여다봤다.

◆광고전쟁 이어 M&A경쟁까지, 불붙는 선두다툼

'투자 유치 200억원?'

지난달 말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은 대형펀드업체인 매버릭캐피탈과 미국 벤처투자사 알토스벤처스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소셜커머스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미국 인사이트 벤처 파트너스와 국내 스톤브리지로부터 지난해 33억원, 올해 초에는 92억원을 지원 받는 데 성공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의 경우 게임 '던전앤파이터'로 대박 신화를 쓴 허민 전 네오플 대표가 대주주다. 그는 지난 2008년 3000억원대에 네오플을 매각한 뒤 미국에 머물다 지난해 귀국해 위메프를 운영하는 나무인터넷을 설립했다.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은 티몬, 쿠팡, 위메프가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티몬의 월 매출액은 대략 100억~150억원 정도다. 쿠팡은 100억원, 위메프는 8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론칭한 소셜커머스의 원조인 그루폰코리아가 30억원 규모로 4위를 차지하며 이들 선두업체를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만큼 태동 1년을 맞은 소셜커머스시장에서 확실하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이들의 경쟁 또한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티몬과 쿠팡은 지난 3월 TV광고를 론칭하며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에 들어갔다. 특히 쿠팡의 경우 톱모델 이나영과 김현중을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위메프 역시 4월부터 광고전쟁에 뛰어들었다. TV뿐만이 아니다. 버스와 정류장에서도 이들 업체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광고 전쟁에 이어 M&A 경쟁까지 가열되는 양상이다. 티몬은 지난 1월 소셜커머스업체인 데일리픽을 인수했다. 데일리픽은 맛집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윙버스의 주역들이 운영하던 소셜커머스업체로, 티몬 측은 데일리픽의 맛집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메프도 지난 4월 초 소셜커머스인 '프라이빗 라운지'와 '슈거딜'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특히 월 매출 3억~4억원의 비교적 상위업체인 슈거딜을 인수함으로써 몸집 불리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빗 라운지는 그루폰코리아에서 운영하던 소셜커머스 사이트로, 회원제로 운영되는 것이 차이점. 위메프는 앞으로도 이 사이트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매월 광고비만 20억,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이처럼 선두다툼이 가열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가 매달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하는 금액은 약 20억원 정도. 현재 이들의 월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한달 매출이익의 절반 이상을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는 셈이다. 실제로 쿠폰의 월 매출액은 평균 150억원 정도다. 이중 거래수수료를 30%로 계산하면 매출이익은 약 4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거래액이 늘어나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이들 중 실제로 돈을 번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유치 받은 막대한 투자자금을 모두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빅3'가 1위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뭐니뭐니해도 상품력이 관건이다. 그래서 업체들의 영업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스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1위 이미지를 굳히면 영업력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 토니모리, 에버랜드 등 대규모 업체와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판매되는 쿠폰의 개수는 물론, 실제 매출액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위메프 관계자는 "위메프는 TV광고를 시작하기 전부터 에버랜드 등과의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우리가 광고를 하는 이유는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층을 보다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몬 관계자는 "방송 광고 이후 실제로 벤더들로부터 판매량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시장이 더 커지면 그만큼 벤더들의 홍보효과도 커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너무 빨리 성장한 죄? 잇따른 성장통

문제는 이와 같은 시장상황이 소비자와 벤더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하위업체에서 쿠폰을 샀더니 그 업체가 사라진 경우가 다반사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믿을만한 대형업체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형 업체들도 과당경쟁을 벌이기는 마찬가지. 판매량과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벤더들의 판매 수량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거래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벤더들의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소비자의 불만족 사례가 늘어나 소셜커머스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벤더는 "수수료만 33%를 내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장사가 잘 되니까 소셜커머스업체 측에서 자꾸 판매량을 늘릴 것을 권했다"고 토로했다.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선 티켓 판매량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게시판을 뒤덮고, 홍보효과는커녕 직원들의 불만만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초창기에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그런 일이 얼마나 독이 되는지 알기 때문에 벤더들에게 철저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벤더가 소셜커머스업체와 계약할 때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고객의 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와 벤더들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폰 고객은 대부분 처음에 반짝 몰리고, 또 한동안 잠잠하다가 쿠폰 사용기간이 끝날 때쯤 반짝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고객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만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벤더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한 티켓판매가 '반짝 이벤트'에 그칠 뿐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거래수수료가 하위 업체의 경우 10~15%, 상위 업체는 20~35%나 되지만 쿠폰을 판매할 때만 고객이 몰리고 이후 재방문이 이뤄지지 않아 피부로 느끼는 홍보효과는 적다는 지적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무엇보다 벤더들이 홍보효과를 느껴야 소셜커머스의 발전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사후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단순히 판매에 그치는 것보다 이후에 지속적으로 연계하며 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소셜커머스에 대한 매력이 점차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 소셜커머스업체가 늘어나고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지역이 세분화되면서 '하루 하나씩'이라는 재미마저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에스테틱숍 가격이 70% 이상 할인된다는 건 유용한 정보였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쿠폰이 뿌려지면서 스팸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소셜커머스업체가 이러한 점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너무 빠른 성장을 하다 보니 거래수가 늘어나는 데 비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들어 고객 상담 인원을 늘리는 등 고객 만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인 시스템 강화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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