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망 불구 유가 더 오를 것"

"빈 라덴 사망 불구 유가 더 오를 것"

권성희 기자
2011.05.03 10:50

루비니 등 "빈 라덴 사라져도 안정은 없다"

미국 자산시장 전반적으로 '빈 라덴 사망 효과'는 없었다. 미국 금융의 심장을 강타했던 9.11 테러의 배후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으로 자산시장의 흐름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실은 달랐다.

당초에는 빈 라덴의 사망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전반적인 테러 위험이 낮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이 안정되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일(현지시간) 전망했던 대로 가격이 움직인 것은 유가뿐이었다. 미국 주가는 떨어지고 금과 국채 가격은 올랐다. 달러도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유가는 하락했지만 이마저도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켄연구소 주최 컨퍼런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빈 라덴의 죽음이 중동와 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정성을 더욱 높여 유가를 끌어올리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자산운용사 트로이카 다이얼로그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루벤 바대니언은 "비관론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빈 라덴의 죽음이 대단한 호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국 최악의 숙적이 사라졌으니 세상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면 오늘날 현실에서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며 "빈 라덴이 사망했다고 반드시 안정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패널로는 바대니언 외에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인 핌코의 CEO 모하메드 엘-에리언, 구겐하임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미너드, 클린턴 행정부의 국가경제보좌관이자 현재 UC버클리 교수인 로라 타이슨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라졌으나 빈 라덴의 죽음이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득이 되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해가 된다는 점에 대해선 모두 동의했다.

타이슨은 "빈 라덴의 죽음은 원유시장에도 똑같이 불안정 요소"라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다른 콘퍼런스에서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빈 라덴의 죽음은 지정학적 상황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투기 세력이 아니라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가"라며 빈 라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가가 20% 추가 상승하면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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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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