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이슈는 정치권 동향인 것같다.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선 어김없이 4·27 재보궐선거 결과가 화제로 등장한다.
정치이야기는 누구나 끼어들 수 있는 '범용' 소재다. 기업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으나 지금은 예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보인다. 단순한 '뒷담화' 수준이 아니라 기업 현안을 논의할 때처럼 진지함이 묻어난다. 실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선 경제현안 못지않게 내년 총선과 대선얘기가 자주 오간다.
지난달 중순 한 호텔에서 열린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협약식'에 모인 CEO들도 그랬다. 행사 전 VIP 대기실에서 만난 이들은 동석한 정부 관료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야 경합지역의 판세 분석이나 부재자투표 향배 등 재보궐선거 결과를 예상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기업인도 첫마디를 선거이야기로 꺼냈다.
정치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 정부정책의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가 잇따라 기업을 압박하는 조치를 내놓고 짐을 지우니 앞으로 정치권 판세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물가안정과 동반성장에 기업들의 동참을 요청했을 때는 기업들도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하고 뒤이어 공적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침까지 나오자 "해도 너무 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재계의 공식적인 대응은 "취지 공감" 등이지만 말이다.
정치적 지형에서는 '변화' 보다 '안정'을 선호해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재계의 최근 표정이 기업인들의 우려를 방증한다고 해석하면 무리일까.
과거나 지금이나 경제가 잘 풀릴 때는 정치권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도가 낮았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1순위 관심사가 경제가 아닌 정치와 선거로 변한 이유를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