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도전

[기자수첩]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도전

최은미 기자
2011.05.19 08:35

"임기 중 보건의료문제는 결론 내겠다"던 지난 4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언급이 빈말은 아니었다.

건강보험제도를 필두로 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비 폭증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물론 의료체계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개혁 필요성이 가장 높은 과제는 '지불구조 개편'이다. 의사나 약사, 한의사가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진료를 했을 때 보상해주는 방식을 바꾸는 것인데, 지금은 진찰료, 주사료, 수술료, 검사료 등 의료인이 환자에게 특정한 행위를 할 때마다 보상해주도록 돼 있다.

따라서 행위를 늘리기 위해 병원에 자주 오도록 하는 등 '과잉진료'가 유발될 수 있는 여지가 컸다. 총량이 통제가 되지 않아 한해 건강보험 재정이 얼마나 나갈지 예상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의료인들의 수십억가지 행위에 대해 평가하고 보상해줘야 하니 행정력 낭비도 상당하다.

새로운 '대안'으로 의료인의 행위가 아니라 환자의 질환에 가격을 매기는 '포괄수가제'가 거론됐지만 번번이 의료인들의 반발에 막혔다. 맹장수술 얼마, 분만 얼마 하는 식으로 질환에 가격을 매겨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막고, 지출 범위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인데, 의료인 입장에서 진찰을 한번 하든 두번 하든 똑같은 수가를 보상받으니 싫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구도 고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의사와 약사, 한의사 등 우리사회 상층부를 주름잡는 전문가 집단의 집중포화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인기에 민감한 정치인이 장관을 맡으며 더욱 묻혔다.

하지만 진수희 장관의 최근 행보를 보면 달라 보인다. 의약분업을 잇는 '보건의료 대개혁'을 예고하고, 8월로 개혁안 완성 시한을 못 박았다. 뜬구름 잡는 것 아니냐는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2020년 국민의료비 목표치를 정하고, 딱 그만큼만 지출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무 조치 없이 이대로 둘 경우 정부 지원액과 건강보험료는 물론 개인부담액도 3배씩 올라야 한다.

진 장관은 지난 달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금부터 각각의 제도에 대한 장단점을 논의하자는 게 아니라 이미 충분히 논의됐던 것들인 만큼 이제는 합의를 이루자는 것"이라며 "보건의료 종사자는 비교적 여유 있고 양식 있고 식견있는 사람들이니 조금씩 양보하면 사회적 대타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하지만 자신감 찬 목소리가 전과 다른 결론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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