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들이 안정적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주가가 무거워 변동성이 작다고 여겨졌던 대형주들의 움직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하루 7-8% 급등락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서도 며칠 동안 상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나오는가 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급등락을 지속하며 시총 순위를 교체하는 일이 잦아졌다.
방향성 없이 시장이 혼란스럽고 개별 종목의 특성 탓도 있겠지만 최근 늘어난 자문형 랩어카운트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자문사들이 대규모로 거래를 하는데다 일부 대형자문사들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대형 투자 자문사들이 OCI를 손절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OCI주가가 급락했다. OCI는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4월 중순부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23위인 이 종목은 하락세를 나타내는 동안 하루 7-8% 급등락을 하며 대형주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23일에는 LG전자가 7% 이상 급등했다. 메신저로는 브레인투자자문이 팔았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고 있었다.
이처럼 수급이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종전에도 슈퍼개미들이 코스닥 종목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종목이 급등하는 경우는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문형 랩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자문사 편입 종목에 대한 쏠림현상으로 대형주들도 그같은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층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의 위험도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증시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개미들의 한탄'이 하루 이틀 일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장에서 개미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감독당국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 제도에서는 불법적인 사안이 있을 경우 사후적인 조치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이 투자를 하지 않고 투기를 하면 자금과 정보를 갖고 있는 '큰 손'들에게 질 수 밖에 없다"며 장기 투자만이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개미들의 혼란을 늘리고 있는 자문사들의 자문형 랩 투자도 개인으로 잡힌다. 개미들의 자금이기 때문이다. 개미들이 살아남는 길은 자문형 랩에 가입해 큰 손의 일부가 되는 길 밖에는 없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