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6월17일(08:47)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 수익을 거두는 방법은 크게 투자기업의 기업공개(IPO) 혹은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한 뒤, 이 기업이 성장하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것이다. 엑시트 방법은 IPO의 비중이 월등 높다.
국내 M&A시장이 미국처럼 규모가 크지 않고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탓이다. 앞으로 M&A 비중이 점차 늘어나긴 하겠지만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이 IPO 통로로 삼는 곳은 당연히 코스닥 시장이다. 코스피 시장에 들어가기에 벤처기업의 규모는 너무 작다. 최종적인 목표를 코스피로 삼는다 해도 일단은 코스닥 시장을 통해야 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과거 벤처캐피탈은 투자 기업이 코스닥 IPO에 성공하면 엑시트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간주했다. 코스닥 시장이 나름 높은 수준의 주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유가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뒷걸음질 쳤다. 상전벽해를 연상케 할 정도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01년 6월 15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618.96, 코스닥은 824.90을 기록했다. 코스닥이 33.2%나 높았다. 주가 2000선을 돌파한 것도 코스닥이 먼저였다. 유가증권시장보다 8년 3개월이 빠른 1999년 7월 8일에 2095.6을 찍었다. 물론 IT버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보자. 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종가는 2046.63, 코스닥시장은 460.54다. 코스닥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의 22.5%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은 철저히 퇴보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싸구려 업체들의 집합소로 전락했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이 이렇게 추락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부 도덕성 해이 현상을 보이는 코스닥 업체들의 행태를 가장 큰 이유로 주목할 수 있다. 실제로 자원개발과 줄기세포 등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좋은 테마를 활용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업체들이 분명 존재한다. 최대주주의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한 퇴출도 단골 소재다.
코스닥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상장심사는 물론 퇴출심사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거래소의 심사 강화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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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래소가 그동안 코스닥 시장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코스피가 1부리그, 코스닥이 2부리그로 취급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거래소가 코스닥을 상대적으로 홀대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코스닥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1월부터다. 희한하게도 그때를 기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종합주가지수 추이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코스닥에 대한 차별설이 나올 만하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코스닥 시장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경우 제3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코스닥 시장의 운영 주체를 바꾸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이러한 불만을 한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