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8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채무 문제에 주목하면서 7월들어 최저치로 하락했다. 다만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IBM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웃도는 성과로 어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IBM 호재가 다음날 장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점이다. 19일 실적 발표의 핵심은 금융주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뱅크 오브 뉴욕 멜런,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의 금융회사가 실적을 공개한다.
현재 진행되는 유럽의 채무위기,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 등은 금융주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최근 주식과 채권 거래량이 줄면서 금융회사들은 상당한 수익의 압박까지 느끼고 있다. 이날도 금융업종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금융업종 지수는 이날 2% 이상 하락하다 낙폭을 1.4%로 줄인 채 마감했다. 특히 다음날 실적을 발표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8% 급락하며 다우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자본 충당금으로 500억달러 추가 적립해야 하며 배당금을 올리겠다는 약속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손실 때문에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말 공개된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유로존의 광범위한 위기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유럽 은행주도 급락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 증시가 저점으로 마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어닝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정오 무렵 일제히 하락률이 1% 이상으로 확대됐으나 S&P500 지수 1300이 깨지자 조금씩 심리적 지지선 붕괴에 대한 저항감이 표출되며 소폭 낙폭을 줄여나갔다.
이날 다우지수는 30개 편입종목이 모두 약세를 보이며 0.76% 하락한 1만2385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81% 떨어진 1305로 거래를 마쳐 간신히 1300선을 지켰다. 나스닥지수는 0.89% 떨어진 2765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반영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10% 가까이 오르며 21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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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퍼스 투자 리서치의 수석 기술적 분석가인 라이언 데트릭은 "불확실성이 지난 주말 동안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증시는 다시 헤드라인 뉴스에 주목하고 있으며 어닝은 뒷자리로 물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 펀드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대서양 양안의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리더십 부재가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과 경제 전망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현실은 미국의 채무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책이 마련되든 향후 몇년간 엄격한 재정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란 점"이라며 "또 유럽 부채 문제 역시 결국엔 유럽의 부유한 국가들이 최저한의 금리로 위기를 겪는 국가에 사실상의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란 점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위기 해결을 위해선 국민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오는 22일을 채무한도 증액의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다음날(19일)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단독으로 채무한도 증액과 재정지출 삭감을 골자로 한 법안 표결에 들어간다.
유럽에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대한 불신과 그리스 추가 지원안 마련 연기에 따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또 다시 6%를 넘어서며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이번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차 어닝으로 이동하면서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케이트 원은 "글로벌 채무 우려가 어닝시즌을 압도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이번 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은 현재 견고한 기업 실적을 무시하고 있고 정부의 채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캐피털IQ의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탈IQ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43개사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30개사의 어닝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JP모간 펀드의 켈리도 "올 상반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이익은 증가세를 이어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개장 전에 핼리버튼은 순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공시해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도 강세 마감했다.
이날 애플은 2.43%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날 장 중에 발표하는 금융주 실적이 실망스럽다 해도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애플을 계기로 증시 분위기가 어닝으로 급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NYSE 아멕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은 68억9000만주로 올들어 일평균 74억9000만주를 밑돌았으나 이는 최근 두달여간 거래량과 비교하면 평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