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창궐한 글로벌경제…반등 기대감에 산다

전염병 창궐한 글로벌경제…반등 기대감에 산다

김부원 기자
2011.08.17 10:11

[머니위크 커버]공포와 괴담의 증시/신음하는 한국 증시

지난 한주 내내 증권 금융가 곳곳에서 말 그대로 "악!"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의 경제위기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국내 증시도 악재를 견뎌내지 못하고 급락했다.

주가는 추락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서둘러 주식이나 펀드를 팔아 치웠지만, 손절매 여부를 결단내리지 못하고 허둥지둥 대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한 증권사 직원은 고객들의 계좌가 큰 손실을 보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반대로 이때가 기회라면서 과감히 주식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이게 다 미국 때문이다"란 푸념이나 불만이 쏟아져 나올 법하다. 증권사들도 위기에 대비하지 못한 자신들의 과오를 자책하며, 평소보다 더 신중하게 향후 증시와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마냥 비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시간문제일 뿐 증시는 다시 반등하기 마련이므로, 현재의 시장 상황을 다시 되짚어보면서 미래를 대비해야겠다.

◆美 신용강등과 韓 증시추락

1941년 신용평가기관 S&P(스탠다드앤푸어스)가 미국에 신용등급을 부여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장기신용등급에는 AA+, 단기신용등급에는 A-1+가 부여된 것. 또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네거티브(Negative)로 유지함으로써 향후 2년 내에 장기신용등급이 AA로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용등급 강등 이유는 지난 8월1일 합의된 재정 감축안이 미국 부채문제 안정에 충분하지 않고, 재정이슈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수 증대에 대한 공화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부채리스크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로 전이된 데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마저 떨어지는 등 글로벌 경제가 최악에 처했다. 제2의 리먼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증시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승승장구하던 증시가 한 순간 추락하며 패닉상태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4일 2018로 장을 마감하며 2000선을 유지했던 코스피지수는 다음날 1943으로 장을 마감하며 결국 2000선이 붕괴됐다. 8일부터는 1900선마저 무너졌고 10일에는1806으로 장을 마치며 겨우 1800선을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은 글로벌 경제가 안고 있는 부채성장의 한계를 확인시켜줬다"며 "동시에 그리스로부터 출발된 유럽 신용리스크가 더욱 확산되도록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만 선진국의 정책공조를 통한 정책대응 여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경제지표보다 신용리스크 완화 여부에 주목하면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국내 증시까지 패닉에 빠졌지만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증시전문가들이 증시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공조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안정을 위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모멘텀은 각국 정부 및 ECB(유럽중앙은행), G7 등 주요 의사결정 주제들의 정책 공조"라며 "글로벌 공조가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증시의 수급 부문에서도 분위기 전환이 기대된다. 증시의 수급 주도력이 점차 국내자금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기금과 투신권 자금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승진 연구원은 "연기금의 자금 운용 성격상 연기금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시점에서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한 경우가 많았다"며 "또 투신권을 중심으로 국내 기관의 매수 여력이 높아지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의 상승 추세 하단이 붕괴됐다는 점과 대외 변수의 불안요인이 개선되기 이전까지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아직 더블딥을 확신할 상황은 아니므로 시장이 추가하락 하더라도 추격 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충격이 공포에 가깝지만 아직은 견뎌야 할 시기"라고 당부했다.

1900까지 떨어진다고 경고했던 이 사람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 한참 강세를 보이다 단 며칠 사이 1800선까지 무너져 내린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부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에 귀를 기울였던 투자자라면 현 상황을 조금이나마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올 하반기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리던 가운데에서도 증시 폭락을 경고했던 아웃사이더 같은 증시전문가도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5월 초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3분기 증시가 2000이 붕괴되고 19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공공연히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시기였으므로, 이 센터장의 발언은 자칫 지나친 비관론으로 평가될 수도 있었다. 6월 <머니위크>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도 이 센터장은 일관되게 3분기 증시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낙폭이 훨씬 커서 이 센터장 역시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했다. 지난 9일 이 센터장은 "3분기 큰 폭의 조정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지 상황이 악화되길 바라진 않았다"며 "사실 우리들이 애써 인정을 안 하거나 무관심 했을 뿐이지 이미 선진국 경제는 4월부터 기울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펀더멘털이 나빠져 주가가 떨어진다면 그 상황을 극복할 방법은 두 가지"라며 "경제를 회복시키거나 경제가 악화된 상태까지 주가도 떨어지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자의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결국 후자의 상황이 이뤄지길 기대해야 된다.

이 센터장은 "결국 주가가 계속 떨어져 어느 정도 경제 상황까지 도달하게 되면 다시 반등하게 될 것"이라며 "현 시점이 악화된 경제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진 상태라고 봐도 좋다"고 분석했다. 물론 아직 바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므로 시장에 순응하면서 대응하는 자세가 투자자에게 필요하다는 게 이 센터장의 견해다.

그는 "특히 아직 손절을 못했다고 해서 너무 다급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손절을 하기 너무 늦었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가는 게 순리이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4분기로 접어들면서 주식시장도 회복될 것"이라며 "회복의 속도와 폭이 어느 정도일지 문제가 되겠는데, 2000포인트를 육박하거나 조금 넘는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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